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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 27년 마스코트 '거너사우르스' 해고에 "멸종 안 돼" 십시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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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EPL 아스널의 마스코트 거너사우르스(오른쪽)가 경기장을 찾은 어린이 팬들과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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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 선수와 팬들이 '공룡' 구하기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정난에 빠진 팀이 마스코트 '거너사우르스'를 정리해고 하자, 이들은 사비를 털어서 그를 지키려 하고 있다.

아스널의 메수트 외질(32)은 7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자랑스러운 우리의 마스코트 거너사우르스를 연기하던 제리 퀴가 구단으로부터 해고 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매우 슬펐다"며 "내가 아스널 선수로 남아있을 동안 만큼은 그의 임금 전부를 내가 내고 싶다"고 했다.

지난 6일 영국 현지 언론들을 통해 아스널이 지난 8월 정리해고 한 55명의 구단 직원 중에 퀴가 포함됐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BBC방송에 따르면 퀴는 공룡 모습의 마스코트인 거너사우르스를 연기하는 구단 직원으로, 27년간 경기 날마다 인형 탈을 뒤집어쓰고 팬들을 맞았다. 2019년엔 축구 마스코트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도 많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지난 3월부터 EPL이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름에 따라 마스코트의 효용이 떨어졌고, 재정난을 겪던 구단은 결국 해고를 택했다.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 팬들은 구단을 향해 맹비난을 쏟아냈다. 이때 아스널이 스페인 프로축구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부터 토마스 파르티(27)의 영입을 발표해, 비난은 더욱 거셌다. 파르티의 이적료는 5,000만 유로(약 681억원)로 알려졌다. 즉 1993년부터 20년 이상 팀과 동행한 직원을 자르면서, 막대한 이적료를 기꺼이 지불한 팀의 이중성에 분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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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 마스코트 거너사우르스의 임금 보전을 위해 나서달라는 모금 화면. 고펀드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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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은 자신들의 사비를 털어 그의 자리를 보전하라 요구하고 나섰다. 스포츠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아스널 팬들은 6일 퀴의 재고용을 위해 웹사이트 '고펀드미'를 통해 7만 파운드(약 1억원)를 목표로 하는 모금활동을 시작했다. 해당 페이지에는 "거너사우르스는 27살 된 아스널의 마스코트로, 우린 그가 멸종되게 둘 수 없다"며 "그가 6,500년을 더 살 수 있게 하자"며 도움을 청하고 있다. 하루 만에 이 모금활동에는 825명의 손길이 이어졌고, 총 1만 1,382파운드(약 1,700만원)가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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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의 메수트 외질이 자신의 SNS를 통해 거너사우르스 해고를 막기 위해 자신이 직접 임금을 부담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외질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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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최고 주급자 중 하나인 외질은 퀴의 임금을 자신이 부담하겠다는 제안도 내놨다.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주급 5억원을 받으면서도 주전으로 활약하지 못하는 그를 향해 "대신 거너사우르스 안에 들어가라"는 식의 비판이 나오던 중 전해진 소식이라 더욱 호응이 컸다. 외질은 자신의 SNS에 이 같은 내용의 게시글과 함께 "퀴가 그가 사랑하는 일을 계속 해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계속되자 아스널 측은 진화에 나섰다. 아스널 대변인은 "거너사우르스는 멸종되지 않았으며, 팬들이 경기장을 다시 찾을 수 있을 때 돌아올 것이다"라고 했다고 일간 미러가 전했다. 미러는 "그러나 아스널은 퀴의 미래의 대해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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