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배구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 3세트 흥국생명 김연경이 득점에 성공한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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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이 2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0~21시즌 V리그 GS칼텍스와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9-27, 30-28, 26-28, 25-17)로 이겼다. 막강한 우승 후보 두 팀이 만나다보니 3세트 연속 듀스 끝에 승부가 났다. 이번 시즌 첫 경기를 3세트 승리로 장식한 흥국생명은 승점 3점을 따내면서 순조롭게 출발했다. 삼각편대 루시아 프레스코가 27득점, 김연경이 25득점, 이재영이 19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김연경은 서브 에이스를 4개나 기록했다.
김연경은 11년 만에 V리그 무대에 섰다. 그를 보기 위한 취재진이 무려 80여명이나 됐다. 김연경의 마지막 V리그 경기는 지난 2009년 4월11일 GS칼텍스와의 챔피언결정전이었다. 당시 김연경은 33점을 올리며 흥국생명의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MVP) 상을 수상했다. 복귀전에서 만난 팀도 공교롭게도 바로 당시 상대였던 GS칼텍스다. 더군다나 GS칼텍스는 지난달 5일 프로배구 컵대회 결승전에서 흥국생명을 3-0으로 이겼다.
김연경은 지난 1월 복근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컵 대회때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연경은 패배에 대해 변명하지 않고 "내가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그리고 45일이 지나 김연경은 완패의 기억을 고스란히 GS칼텍스에게 돌려줬다. 사실 이날도 김연경은 최고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김연경이 부상 이후 6개월 이상 쉬어서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오늘도 몸 상태는 80%였다"고 했다.
21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배구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 경기 시작 전 흥국생명 김연경이 몸을 풀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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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김연경은 1세트부터 전력을 다해 뛰었다. 1세트에 4점에 그쳤지만 코트 구석구석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살림꾼 역할을 했다. 여자부 최장신 외국인 선수 메레타 러츠(2m06㎝)가 점프하면, 바로 네트 건너편에서 뛰어올랐다. 러츠의 타점 높은 공격도 김연경의 거미줄 블로킹을 피하지 못했다. 코트 밖으로 넘어가 처리하기 어려운 볼도 쓰러지면서 받아냈다.
2세트부터는 김연경의 득점력이 살아났다. 날카로운 서브로 득점을 하더니 후위에서 날아올라 득점하고는 무릎을 꿇고 코트가 떠나갈 듯 소리를 질렀다. 2세트에 7점, 3세트에 8점을 올리며 점점 팀 공격을 주도했다. 비록 3세트는 다잡았다가 막판에 뒤집혀 내줬지만, 4세트에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김연경은 "컵 대회가 끝나고 GS칼텍스전 준비를 정말 열심히 했다. 그래서 초반에 생각이 많아졌고, 러츠 앞에서 공격하는 게 확실히 쉽지 않았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에 집중하면서 점점 나아졌다"고 말했다. 세터 이다영은 "경기 초반 좀 흔들렸는데, 연경 언니가 많이 도와줘서 리듬을 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김연경으로 인해 V리그 여자부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컵대회 결승전은 이례적으로 지상파 KBS 2TV가 생중계했는데 시청률 3%를 찍었다. 지난 5월 5일 프로야구 개막전 평균 시청률이 1.75%였던 것을 고려하면 높은 수치다. 오는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흥국생명과 KGC인삼공사의 경기 시간도 오후 7시에서 오후 2시로 변경됐다. 컵대회에서 높은 시청률로 활짝 웃은 KBS 2TV가 또 생중계하기로 했다. 일명 '김연경 효과'다.
인터넷에서도 김연경 효과를 실감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으로 경기가 열리면서 김연경을 기다린 팬들은 포털사이트로 몰려들었다. 그 결과 누적 접속자 수가 약 100만에 달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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