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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열정 잊지 않겠습니다'…서울, 김남춘 추모 속 시즌 최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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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31일 서울-인천 경기 전반 4분 기립 박수로 김남춘 추모하는 관중
[촬영 최송아]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20시즌 K리그1 파이널 B의 대미를 장식하는 10월의 마지막 날. FC 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27라운드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그라운드에는 내내 무거운 공기가 깔렸다.

전날 주축 수비수 김남춘을 허망하게 떠나보낸 서울의 충격과 슬픔이 여전했다.

그는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건물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개인사에 의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광운대를 졸업한 뒤 2013년 프로 데뷔한 김남춘은 상주 상무에서 군 복무한 2017∼2018년을 빼면 서울 팀에서만 뛴 수비수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서울과 3년 재계약을 맺을 정도로 팀의 신임이 두터웠고, 이번 시즌에도 K리그1 22경기에 출전하며 주전급으로 활약했다.

지난달 26일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에서 근육을 다친 뒤 출전하지 못했지만, 재활에 힘을 쏟으며 복귀를 준비하던 그였기에 팀 구성원의 황망함은 더욱 컸다.

숨지기 전날인 29일에도 특별한 문제 없이 재활 훈련을 소화한 뒤 식사도 하고 귀가했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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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인천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 모습
[촬영 최송아]



팬들도 깊은 슬픔에 빠졌다. 서울과 상주의 공식 소셜 미디어, 김남춘의 개인 계정에는 추모의 글이 이어졌고, 이날 경기장 관중석에도 '서울의 春(춘)을 기억합니다', '당신의 투혼과 열정 잊지 않겠습니다', 'FOUR(김남춘의 등번호 4번)EVER 남춘' 등 그를 기리는 현수막이 걸렸다.

경기를 앞두고 서울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들어서자 팬들은 말없이 박수로 격려를 보냈다.

평소라면 음악과 장내 아나운서의 진행 코멘트 등이 분위기를 띄웠겠지만, 이날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선수들이 공을 차고 기합을 넣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팬들의 묵묵한 응원 속에 서울 선수들은 굳은 표정으로 연습에 몰두했지만, 경기 시작 직전 추모의 묵념 시간엔 여러 선수가 참아온 눈물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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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30일 소셜 미디어에 올린 추모 글
[서울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선발 스트라이커로 나선 팀의 고참 박주영은 묵념을 마친 뒤 홀로 그라운드 중앙에서 한참 고개를 숙인 채 기도하기도 했다.

경기 시작 4분이 되자 관중석의 팬들은 기립 박수로 그의 명복을 빌었다. '4'는 김남춘이 마지막으로 단 등 번호다.

김남춘의 빈소는 인천 강화장례식장 특1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1월 2일 오전 9시다. 장지는 강화 파라다이스 추모원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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