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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현지 시간 어제(25일) 별세했습니다.
향년 60세, 사인은 심장마비입니다.
클라린, 라나시온 등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마라도나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티그레의 자택에서 숨졌다고 전했습니다.
마라도나는 지난 3일 뇌 경막 아래 피가 고이는 경막하혈종으로 뇌 수술을 한 후 11일 퇴원해 회복 중이었습니다.
당시 주치의는 수술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라나시온은 9대의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했으나 마라도나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지 못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마라도나는 60세 생일이던 지난 10월 30일 자신이 이끌던 팀 힘나시아의 경기를 앞두고 생일 축하를 받았는데, 그것이 공개 석상에서의 마지막 모습이 됐습니다.
등번호 10번의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 축구 전설이자 영웅입니다.
브라질의 펠레와 더불어 아르헨티나를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힙니다.
1960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주에서 태어나 1976년 아르헨티노스 주니어스에서 프로에 데뷔했으며, 아르헨티나 보카 주니어스, 스페인의 FC바르셀로나, 이탈리아 나폴리 등을 거쳤습니다.
작지만 단단한 몸에 화려한 드리블, 위력적인 왼발 킥으로 그라운드를 평정했습니다.
일찌감치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A매치 91경기에 출전해 34골을 넣었습니다.
특히 1986년 멕시코 월드컵 MVP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며 일약 국민영웅이 됐습니다.
은퇴 후에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지휘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아르헨티나와 중동, 멕시코 등에서 프로팀을 이끌다 지난해부터 아르헨티나의 힘나시아 라플라타 감독을 맡았습니다.
뛰어난 실력에 대한 찬사만큼이나 논란도 많은 선수였습니다.
1986년 월드컵 당시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8강전에서 마라도나의 손을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간 공이 그대로 골로 인정된 후 마라도나는 "내 머리와 '신의 손'이 함께 만들어낸 골"이라고 한 말이 화제가 됐습니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도중 도핑 테스트에 적발돼 중도 귀국해야 했고 마약 중독 치료도 몇 차례 받았습니다.
우리나라 축구와 인연도 깊습니다.
전성기였던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우리나라를 상대로 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3대 1 승리에 앞장섰습니다.
당시 그라운드에서 치열한 맞대결을 펼쳤던 허정무와는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령탑으로서 맞대결을 치러 4대 1 승리를 이끌기도 했습니다.
축구 전설의 별세 소식에 아르헨티나와 전 세계 축구계가 애도를 표했습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습니다.
브라질 펠레는 "분명히 언젠가 하늘에서 우리가 함께 공을 차게 될 것"이라고 애도했고 고인이 몸 담았던 팀 나폴리도 작별을 전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정찬 기자(jayc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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