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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가 장난인가" 일본야구도 논란, 레전드 분노 "책임감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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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로스앤젤레스, 민경훈 기자] 우에하라 고지 / rumi@osen.co.kr


[OSEN=이상학 기자] KBO리그처럼 일본프로야구도 시상식 무기명 투표 논란이 불거졌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약한 일본인 레전드 투수 우에하라 고지(45)가 “기명 투표를 하자”며 작심 발언을 했다.

우에하라는 지난 20일 야후재팬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2020년 NPB 어워즈 결과에 일침을 날렸다. NPB는 지난 17~18일 발표된 양대리그 MVP, 베스트나인, 신인상, 골든글러브상 수상자를 발표했는데 몇몇 이해할 수 없는 투표가 논란의 대상이 됐다.

센트럴리그 외야수 부문에서 요미우리 외국인 선수 이스라엘 모타가 1표를 받은 게 가장 큰 논란거리였다. 모타는 올해 1군에서 9경기만 뛰며 타율 2할2푼2리 1홈런에 그쳤고, 시즌을 마친 뒤 팀에서 방출됐다. 퍼시픽리그 외야수 부문에서도 1할대(.181) 타율에 6홈런을 기록한 우에바야시 세이지(소프트뱅크)가 1표를 얻어 의아함을 키웠다.

우에하라는 “표가 분산되는 건 기자마다 평가 기준이 있다는 뜻일 것이다. 방출 선수가 표를 얻는 게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어떤 이유가 있는지 알고 싶다”며 “표를 받은 선수는 실명인데 왜 표를 행사한 기자는 익명인지 의문이다. 무슨 이유로 MVP, 신인왕, 베스트나인에 투표했는지 알 수 없다”고 현재의 무기명 투표 시스템을 지적했다.

이어 우에하라는 “예전부터 담당 구단의 선수에게 투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기자가 많은 요미우리나 한신 타이거즈 선수들이 유리하다는 말이 있었다. (문제의) 1표는 아마도 장난이거나 기자와의 친분이 상당히 깊은 선수일 것이란 추측을 낳게 한다”며 “타이틀은 선수에게 평생 따라다니는 명예다. 한 표는 결코 가볍지 않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경험담도 전했다. 우에하라는 1999년 데뷔 첫 해 요미우리에서 다승(20승) 평균자책점(2.09) 탈삼진(179개) 승률(.833) 등 주요 타이틀을 휩쓸었지만, 주니치 드래건스의 리그 우승을 이끌면서 19승을 올린 노구치 시케기에게 밀리며 MVP를 놓쳤다.

우에하라는 “노구치의 성적도 훌륭했지만 MVP 수상 실패 이유로 팀이 우승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말을 들었을 때는 석연치 않았다. 심사 항목에 우승팀에서 선출한다는 항목이 명시돼 있었다면 납득할 수 있겠지만 과거부터 우승팀 외에서 MVP가 선정됐다. 기준이 모호하다. 지금도 그 기분은 개운치 않다”고 돌아봤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약한 우에하라는 미국처럼 기명 투표를 주장했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는 기명으로 MVP, 사이영상, 신인상, 감독상을 뽑으며 누가 어떤 표를 행사했는지 모두 공개한다. 기명 투표도 논란이 불거지는 경우가 있지만 익명 투표처럼 무책임한 경우는 적을 수밖에 없다.

우에하라는 “일본도 기자들이 꼭 실명으로 투표를 하고, 선택한 이유를 밝혔으면 좋겠다. 소수표라도 대세에 휩쓸리지 않고 왜 그런 표를 던졌는지 독자에게 설명한다면 기자에 대한 평가도 높아질 것이다”며 “당장 실명 투표를 할 수 없을지라도 개인 SNS를 통해 투표 이유를 공개할 수 있다. 책임 의식을 가진 기자들이 나오면 좋겠다”고 바랐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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