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4 (금)

KIA 최원준 “입단 5년 만의 성공비결은 고교때 타격폼이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16년 2차 3순위 지명 기대모아

데뷔초 별다른 인상 못 남기다 작년 타율 0.326 117안타 맹활약

15세차 최형우가 훈련 전담마크… 윌리엄스 감독 요청에 입대도 연기

“소띠인 제가 붙박이 주전해야죠”

동아일보

KIA 새 유니폼 입은 최원준 2016년 KIA에서 데뷔해 5시즌 만에 잠재력을 터뜨리며 팀의 톱타자로 자리 잡은 외야수 최원준. 군 입대까지 미루며 2021시즌을 맞는 최원준은 “KIA의 한국시리즈행을 이끄는 주역으로 활약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KIA는 27일 2021시즌 새 유니폼을 입은 그의 사진을 공개했다. KIA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남의 것만 좇고 있었어요.”

2016년 KIA에 입단한 최원준(24)은 5시즌째인 지난해에서야 비로소 잠재력을 터뜨린 이유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3순위로 지명됐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유망주 등장을 반겼던 팬들도 안타까운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최원준은 지난해 KIA의 리드오프 중견수로 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6(359타수 117안타)을 기록하며 팀의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동안 내야수로 뛰다 지난해에야 붙박이 외야수로 나서면서도 실책은 4개밖에 범하지 않았다.

동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데뷔 초반 최원준은 자기만의 타격 폼을 정립하지 못했다. 한 해 동안 30번 가까이 타격 자세를 수정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시즌 초반에는 이정후(키움)의 타격 자세를 따라하고 있었다. 하다하다 안돼서 7월 잘하던 고교 시절 자세로 돌아갔는데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며 웃었다. 그동안은 수비에서도 어느 포지션으로 출전할지 몰라 경기마다 내·외야 5∼6개의 글러브를 갖고 다녔는데, 지난 시즌에는 외야수용 글러브 한 종류만 챙겼다. 덕분에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심리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또 다른 성장 비결은 팀 내 최고참인 최형우(39)의 도움이다. KBO리그 최고령 신인왕 출신(25세)으로 지난 시즌 역대 세 번째로 나이 많은 타격왕에 오르며 골든글러브까지 받았던 그는 지난해 초부터 미완의 대기로 보인 최원준의 ‘전담 과외교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지난해 괌에서 함께 시즌을 대비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 훈련이 막힌 올 들어서는 최형우의 고향인 전주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최원준은 “‘잘할 거니까 조급해하지 말라’고 조언해 주신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대단한 모습을 보여주는 선배의 조언을 듣고 동작 하나하나를 눈에 담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020시즌이 끝난 뒤 군에 입대하려 했던 최원준은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의 요청으로 일단 1년 더 시즌을 치르기로 했다. 최원준은 “지난 시즌에도 ‘군대까지 따라가서 가만 안 둘 거야’라고 장난처럼 말했는데, 감독님이 나를 필요로 한다는 게 진심으로 느껴졌다. (1997년생 소띠로) 소의 해를 맞은 만큼 올해 내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전 경기 출전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새 시즌을 앞둔 최원준에게 KIA는 27일 1억3000만 원의 연봉으로 동기부여를 해줬다. 2019시즌(1억 원) 이후 2년 만의 억대 연봉 복귀다.

KBO리그에는 현재 두 명의 최원준이 있다. 다른 한 명은 2018년 개명한 뒤 지난 시즌 두산에서 10승을 거둔 투수 최원준(27)이다. ‘3할 타자’와 ‘10승 투수’의 이름이라 지난해부터 ‘최원준’ 하면 팬들 사이에서 야구 잘하는 이름으로도 통용된다. 최원준은 “(두산 원준 형은 나중에 개명해) ‘최원준’으로는 내가 더 오래 살았다. 둘 다 계속 잘해서 좋은 인상으로 팬들이 기억하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