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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이현호 기자 = "저는 좋은 형들 보면서 많이 배웠거든요. 저도 그런 형이 되어야죠."
베테랑 수비수 이웅희(32, 대전하나시티즌)는 대전 소재의 초, 중, 고, 대학교에서 성장한 대전 토박이다. 2011년 대전시티즌에서 데뷔하자마자 리그 17경기에 나섰다. 당초 측면 수비수였던 그는 고(故) 조진호 감독의 조언에 따라 중앙 수비수로 포지션을 바꿔 2012년, 2013년에 주전으로 거듭났다.
이후 2014년에 팀을 옮겼다. K리그 빅클럽 FC서울의 러브콜을 받고 검붉은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것이다. 당시 차두리, 김진규, 김주영, 김치우, 최효진 등 수비 스쿼드가 두터운 FC서울에서 천천히 주전으로 올라섰다. 군 복무(상주상무) 기간을 제외하고 서울에서 보낸 4시즌 동안 리그 89경기에 출전했다.
서울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이웅희는 2020시즌을 앞두고 고향팀 대전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부상이 있었음에도 2020시즌 동안 리그 16경기에 출전해 수비 중심을 잡아줬다. 어느덧 만 32세가 된 이웅희는 평균연령이 낮은 대전 후배들과 함께 새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대전 이웅희 인터뷰]
-대전 전지훈련이 많이 힘들다고 소문났다.
선수 생활하면서 경험했던 모든 전지훈련 중에서 가장 힘들다. 다른 팀 선수들도 '그렇게 힘드냐'고 먼저 물어본다. 나중에 은퇴해도 기억날 것 같다. 다만 저는 몸상태가 아직 완벽하지 않아서 천천히 따라가는 중이다. 이민성 감독님이 배려해주셨다.
-최고참이 되어 친정팀으로 돌아온 지 1년 됐다. 잠시 돌아보면?
특별한 책임감을 갖고 복귀했다. 저는 대전이라는 팀에 애정이 강하다. 아무래도 제 고향이고 데뷔한 팀이어서 더욱 그렇다. 대전은 경기장도 너무 예쁘고 살기도 좋다. 모든 게 다 갖춰진 곳이다. 지금보다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는 환경이다. 다른 팀 선수들이 서로 오고 싶어 하는 팀이 되길 바란다. 충분히 가능하다.
-대전에 젊은 선수들이 많은데 예전에 비해 본인 역할이 달라졌을 것 같다.
우리 팀에는 젊고 재능 있는 후배들이 많다. 제가 큰 형이 되어 후배들이 성장하는 데 도움과 조언을 주고 싶다. 저도 FC서울에 있을 때 좋은 형들을 보고 배우며 성장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형들인지?) 차두리, 김진규, 박주영, 김치우, 김용대, 최효진 등 이런 형들이 항상 모범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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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선배들이 보여준 모범이라면?
꼭 경기에 출전하지 않더라도 팀에 소중한 베테랑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팀을 위해 많은 걸 희생하고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였다. 오랫동안 인정받는 이유를 알겠더라. 구단에서도 그 점을 높이 평가했다. 저 역시 '나도 고참이 되면 저런 형들처럼 하겠다'고 다짐했다. 후배들 혼낼 때는 따끔하게 혼내고, 뒤돌아서 맛있는 밥 한 끼 더 사주는 선배가 되고 싶다.
-그런 면에서 대전 후배들을 본다면?
처음 대전으로 돌아왔을 때 너무 놀랐다. 다들 조용하고 착하다고 느꼈다. 물론 제 앞에서만 그럴 수도 있지만 어긋나는 선수가 전혀 없었다. (최근 이적해온 이진현, 이현식 등도 잘 지내는지?) 직접 상대해봐서 실력이 좋다는 건 잘 안다. 이젠 팀 문화에 맞춰야 한다. 성실하고 잘하니까 크게 걱정할 게 없다. 다만 혹시라도 '나 1부리그에서 뛰다 왔는데' 이런 식으로 분위기를 흔들면 따로 불러서 말하겠다. 하지만 그럴 일 없을 것 같다. 1부리그에서 왔으면 그에 맞는 실력과 책임감을 더 보여줘야 한다. 그게 프로다.
-수비 파트너 이지솔(21)에게 애정이 큰 것 같다.
지솔이가 갖고 있는 재능과 멘탈은 좋다. 하지만 대형 선수로 성장하려면 옆에서 컨트롤이 필요하다. 감독님 등 좋은 사람들의 조언이 필요할 때다. 저는 '네가 인내하는 만큼 성장할 거다'라고 말한다. 지솔이는 '형, 제가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뭐뭐 해줄게요'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유독 저를 잘 따르기 때문에 많이 아낀다.
-수비수 출신 이민성 감독님이 새로 오셨다. 기대되는 점은?
이민성 감독님뿐만 아니라 김태수 코치님도 현역 때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셨다. 수비 훈련을 디테일하게 알려주셔서 너무 좋다.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세세한 가르침은 큰 효과가 있다. 훈련했던 장면이 경기 중에 나오면 무의식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시즌을 치르면서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올해 목표는?
팀 목표는 당연히 K리그1 승격이다. 승격도 승격이지만 대전만의 팀 문화를 정착시키고 싶다. 팀 문화가 1, 2년을 넘어 5년 이상 지속되면 좋은 팀이 된다. 그게 없으면 팀 정체성도 뒤죽박죽이 된다.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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