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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의 압승, 패트릭 리드 규칙 위반 논란 속 5타 차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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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패트릭 리드가 16번 홀에서 경기위원을 부르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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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 리드가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 인근 토리파인스 골프장(남코스)에서 벌어진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4언더파 68타, 합계 14언더파로 토니 피나우 등 2위 그룹을 5타 차로 꺾은 압승이었다. 통산 9승이다.

무관중경기라 대놓고 야유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리드에 대한 분위기는 냉랭했다. 전날 일어난 룰 위반 논란 때문이었다. 리드는 3라운드에서 깊은 러프에 빠진 공을 혼자 집어 들고 경기위원에게 “공이 땅에 박혀 빼냈다”고 해 무벌타 드롭 판정을 받았다.

리드는 방송 인터뷰에서 “공을 찾으러 가면서 여러 명에게 물어봤는데 아무도 공이 튕기는 걸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공이 튕기지 않았기 때문에 공이 박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실제 박혀 있었다는 주장이다.

비디오 리플레이 결과, 공은 러프에 한 번 튕긴 뒤 떨어졌다. 미국 CBS 방송 해설자 닉 팔도는 “어떻게 살짝 떨어진 공이 박힐 수 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경기위원회는 “규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 2019년 바뀐 규정에는 선수 양심을 믿고 공이 박혔는지 혼자 판단할 수 있게 했다. 리드는 “로리 매킬로이도 그랬다”고 했다.

그러나 리드를 향한 시선은 곱지 않았다. 리드가 아무도 보지 않은 상황에서 공을 꺼내 사실상 증거를 인멸했다는 점과, 살짝 튕긴 공이 땅에 박힐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 유죄 증거는 없지만 무죄라고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리드는 이전에도 규칙 위반 사건이 있었다. 코스에서 부모님을 쫓아냈으며, 대학 시절 절도 등 여러 문제가 있어 PGA 투어의 공인 최고 밉상이다.

최종라운드 리드는 외부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적대적인 분위기를 자신이 유리하게 이용하는 듯도 했다. 이른바 멘탈갑이었다. 초반 선두 경쟁을 벌였지만 6번 홀에서 먼 거리 이글 퍼트를 욱여넣은 후 격차를 벌렸다. 후반 들어 거의 매홀 위기를 맞았지만 귀신같은 쇼트게임으로 극복했다.

그러자 오히려 다른 선수들이 무너졌다. 그와 공동 선두로 출발한 카를로스 오티즈는 6타를 잃어 공동 28위까지 추락했다. 역시 챔피언조에서 함께 경기한 샘 번스는 3타를 잃어 공동 18등으로 밀렸다.

임성재는 8번 홀까지 5타를 줄여 9언더파 공동 2위까지 올라갔다. 파 5인 9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근처까지 보내 공동 선두를 눈앞에뒀지만 버디를 잡지 못했다. 임성재는 후반 들어서는 7타를 잃었다가 마지막 홀 버디를 잡아냈다. 합계 3언더파 공동 32위로 경기를 마쳤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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