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투수 양현종(33)이 텍사스 레인저스에 둥지를 틀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정말 경쟁이다.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메이저리그행 티켓을 잡을 수 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첫째도 둘째도 제구력이다.
댈러스 모닝뉴스 에번 그랜트 기자는 12일(한국시간) 양현종과 텍사스 구단의 계약이 임박했다는 트윗을 공유했다.
양현종이 메이저리그서 살아남기 위해선 제구력과 피치 터널을 증명해야 한다. 사진=MK스포츠 DB |
또한 양현종이 올 시즌 텍사스 선발 로테이션의 또 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선발 투수 후보 중 좌완은 메이저리그 경험이 많지 않은 웨스 벤저민, 콜비 올러드 둘뿐이다.
양현종이 한 번 경쟁해볼 수 있는 구성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양현종은 자신의 어떤 부분을 어필해야 할까.
해답은 나와 있다. 오직 제구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양현종은 메이저리그의 눈길을 사로잡을만한 패스트볼을 가지고 있지 않다.
지난 시즌 양현종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스탯티즈 기준으로 144.2km였다. 메이저리그 평균 보다 4km가량 느린 수치다.
볼만 빠르지 않은 것이 아니다. 볼 끝의 움직임도 좋은 편이 아니다.
양현종의 패스트볼 평균 회전수는 2230rpm으로 KBO리그 평균 수준이다. 1위 안우진의 2519rpm 보다도 한참 떨어지는 수치다.
회전수가 좋지 못하면 수직 무브먼트에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볼이 떠오르는 듯한 느낌을 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양현종의 패스트볼 수직 무브먼트는 46.3cm다. 1위 유승철의 56.2cm보다 한참 모자라다. 공이 마지막 순간에 차고 올라가는 힘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회전수와 수직 무브먼트가 좋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장점을 갖지 못한 패스트볼이라는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패스트볼의 위력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 없다면 남은 것은 제구력 뿐이다.
원하는 곳에 원하는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메이저리그 역시 첨단 장비를 통해 양현종의 장.단점을 파악하려 할 것이다.
첨단 데이터에서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힘든 양현종 입장에선 제구력으로 승부를 걸 수 밖에 없다.
피치 터널도 그 중 하나다. 장기인 체인지업이 패스트볼과 최대한 같은 궤적으로 날아오다 떨어진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피치 터널이 최대한 길게 이어진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체인지업의 위력을 배가 시키며 느린 패스트볼 구속을 만회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양현종은 이제 제로 베이스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 신인 투수가 처음 선을 보이는 것 처럼 텍사스 코칭스태프와 구단의 눈길을 사로 잡아야 한다.
힘으로 승부를 걸 수 없다면 안정감 있는 기술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양현종이 날 선 제구와 긴 피치 터널을 통해 자신의 장점을 어필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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