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안경 에이스' 박세웅(26)이 첨단 데이터를 활용해 도약을 준비중이다.
첨단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자신의 모자란 점을 찾았고 그 부분을 메우기 위해 현재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박세웅이 씨름하고 있는 것은 패스트볼의 좌.우 무브먼트다. 보다 많은 움직임을 만들어 타자의 방망이를 빗겨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박세웅이 좌,우 무브먼트 증가를 목표로 훈련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박세웅은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목표를 묻는 질문에 "패스트볼의 무브먼트에 신경을 쓰고 있다. 상.하 무브먼트는 노력해서 바뀔 수 없지만 좌.우 무브먼트는 노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좋았을 때와 안 좋았을 때의 차이가 분명하게 난다. 좌.우 무브먼트를 많이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답했다.
좌.우 무브먼트는 패스트볼이 포수 미트에 꽂혔을 때까지의 움직임을 뜻한다. 패스트볼은 똑바로 가는 공이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그 어떤 패스트볼도 직선으로 날아가지 않는다.
상.하.좌.우로 변하면서 날아각게 돼 있다. 그 움직임이 클 수록 타자와 승부하기가 수월해진다.
지난 2017년은 박세웅의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그 해 12승6패, 평균 자책점 3.68을 기록하며 단박에 주목을 받았다. 롯데를 이끌 차세데 주역으로 손꼽혔다.
하지만 2017시즌도 완전한 시즌이었다고는 볼 수 없다. 후반기서 부진했었기 때문이다. 그 부진이 결국 지금까지 다시 10승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2017시즌 박세웅은 전반기서 9승3패, 평균 자책점 2.81의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서는 3승3패, 평균 자책점 5.07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가장 극적으로 변화가 일어난 것이 패스트볼의 좌.우 무브먼트였다.
전반기서 박세웅의 패스트볼 좌.우 무브먼트는 33.23cm를 기록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서는 30.15cm로 움직임이 줄어들었다. 3cm 이상 움직임이 줄어든 셈이었다.
패스트볼이 3cm 정도 움직임이 생긴다는 것은 타자가 패스트볼임을 인지하고 스윙을 했을 때 중심을 빗겨 나갈 수 있는 정도의 수준 변화다. 투수에겐 엄청나게 큰 데미지였던 셈이다.
이후 박세웅은 좌.우 무브먼트를 2017시즌 전반기만큼 가져가지 못했다.
그동안은 구단에서 첨단 장비로 체크한 적이 없어 자신의 패스트볼 무브먼트가 줄어들었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롯데는 지난해부터 각종 첨단 장비를 동원해 선수들의 장.단점을 분석했고 그 결과 박세웅은 패스트볼의 좌.우 무브먼트 차이에 투구 결과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됐다.
다행인 것은 좌.우 무브먼트는 노력에 따라 변화를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다. 박세웅도 이를 알고 교정이 한창이다.
박세웅은 2017시즌 전반기 패스트볼 회전축이 223.12도였다. 그러나 후반기서는 2220.15도였다. 그때 변한 회전축이 아직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좌.우 무브먼트를 살리기 위해선 회전축이 보다 수직에 가까워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박세웅 역시 회전축을 보다 수직에 가깝게 만드는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
박세웅은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는 대신 포심 패스트볼의 볼 끝 변화를 통해 타자들의 스윙을 이겨낸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회전축에 신경을 쓰면서 공을 던지고 있다. 점차 좋아지는 것이 느껴지고 있다. 올 시즌엔 무브먼트가 심한 패스트볼을 앞세워 승부를 걸어보겠다"고 말했다.
에이스 스트레일리와 재계약에 성공한데 이어 새 외국인 투수 프랑코도 기대 이상의 패스트볼 기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박세웅이 3선발로 뒤를 받혀줄 수만 있다면 롯데는 좀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된다.
박세웅의 패스트볼이 무브먼트를 만들며 춤을 출 수록 롯데가 춤 출 확률도 그만큼 높아지는 셈이다.
과연 첨단 데이터를 활용한 박세웅의 노력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2017시즌 전반기의 무브먼트만 살려낼 수 있다면 박세웅은 다시 한 번 두 자릿수 승리 투수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 것이다.
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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