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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연재] 인터풋볼 'Inter뷰'

[Inter뷰] "이운재 코치, 선수들이랑 내 욕 좀 해" 김상식 감독의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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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완주] 이현호 기자 = 전북현대 신임 사령탑 김상식 감독은 본인이 맡았던 '큰 형님' 역할을 이운재 코치에게 넘겨줬다.

전북은 이번 겨울 제6대 수장으로 김상식 감독을 선임했다. 김상식 감독은 전북에서 무려 12년을 보낸 인물이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선수로 뛰었고, 2014년부터 2020년까지는 코치로서 감독을 보좌했다. 올해부터는 감독이 되어 전북을 이끈다. 전북 역사상 구단 선수 출신 감독은 김상식 감독이 처음이다.

전북은 김상식 감독 선임 직후 '김상식 사단'을 꾸렸다. 국가대표와 수원삼성, 성남FC에서 맹활약했던 김두현 수석코치, 한국축구의 레전드 이운재 골키퍼 코치를 앉혔다. 세 코칭스태프는 현역시절 대표팀에서 함께 합을 맞췄던 사이다. 이들과 함께 박원재 코치와 안재석 코치도 전북 벤치에 앉는다. 설레는 마음으로 감독 첫 시즌을 기다리는 김상식 감독을 전북 완주군 클럽하우스에서 만났다.

-첫 감독을 맡은 팀이 우승 후보 전북이다. 부담이 클 것 같다.

좋은 성적을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은 항상 있다. 하지만 동계 전지훈련에서 보니 선수들이 열심히 하더라. 12년 동안 전북에서 우승 커리어를 이어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지훈련을 국내(경남 남해)에서 했다.

20년 넘게 축구계 생활을 하면서 전지훈련을 해외로 안 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비교적 따뜻한 남쪽으로 갔지만 (기존에 가던) 외국 전지훈련지보다 추웠다. 그래서 부상관리에 집중하는 스케줄을 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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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 시절에는 선수단 사이에서 유쾌한 형님으로 지냈다. 이젠 근엄한 감독이 되셨다.

선수 시절, 코치 시절 모두 마찬가지다. 즐겁게 지낼 땐 즐겁게 지낸다. 코치 때 웃고 즐겼지만 카리스마 보여줄 때도 있었다. 무서울 때는 독사 같은 이미지가 있다. 제가 평소에 재미난 모습일지 몰라도 무서울 때는 무섭다. 선수들이 더 잘 알고 잘 따라올 것이다.

-선수들 말로는 "코치님이셨을 때는 사우나에서 자주 만났는데, 감독님 되신 후로 사우나에 안 오신다"고 하더라. 일부러 자리를 비켜주시는 건가.

원래 사우나를 좋아한다. 제 방에서 씻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사우나를 하루에 2~3번씩 갔다. 코치 때는 사우나에서 선수들과 함께 감독님 욕도 했다.(웃음) 이젠 코치들에게 그 일을 시켰다. 앞으로 이운재 코치, 김두현 코치가 사우나에 자주 갈 것이다. 선수들과 함께 내 욕도 하고 하소연도 들어줄 것이다. 그런 게 필요하다.

-박지성 어드바이저 선임에 감독님의 삼고초려가 큰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

예전부터 서로 많은 얘기를 나눴다. 박지성 위원에게 '너랑 전북에서 같이 일하고 싶다.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가면 좋겠다'고 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박지성 위원 선임은 전북을 위해, K리그를 위해, 한국 축구를 위해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또한 박 위원에게 '너의 꿈을 정확히는 모르지만 행정 업무를 원하는 걸로 안다. 대표팀, 유럽팀에서 일하는 것도 좋은데 전북에서 그 꿈을 이뤄보는 게 어떻겠냐'고 설득했다.

-총 몇 차례 연락하셨나.

다섯 번 정도 했다. 이전에는 본인이 정중히 고사했다. 영국 생활을 당장 정리하고 한국으로 들어오는 게 어렵다고 하더라. 자녀 학교문제, FIFA(국제축구연맹), AFC(아시아축구연맹) 업무 등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올해 여름에나 계약이 될 줄 알았는데 제 예상보다 빠르게 전북 어드바이저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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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첫 시즌이다. 어떤 대회 우승을 가장 원하는가.

전북은 항상 3개 대회(K리그, FA컵, ACL) 우승이 목표다. 작년에 K리그 4연속 우승과 FA컵 우승을 달성했다. 올해는 우선적으로 ACL(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목표다.

-전북은 5년 주기(2006, 2011, 2016)로 ACL 결승에 진출했다. 올해 그 주기가 돌아왔다.

그건 몰랐다. 듣고 보니 굉장히 부담된다.(웃음) 작년엔 부상 이탈자가 많아서 ACL 운영이 어려웠다. 게다가 저는 P급 지도자 교육을 받느라 ACL 개최지 카타르에 못 갔다. ACL은 정말 어려운 대회다. 아무리 더블 스쿼드를 짜도 K리그와 동시에 운영하며 우승하기가 쉽지 않다.

-올 시즌 가장 위협적인 팀은 아무래도 울산현대일 것 같다.

작년에는 저희가 준비한 울산 공략법이 있었다. 선수들이 유독 울산전에서 더 강했다. 5번 붙어서 4승 1무를 거뒀다. 올해는 발빠른 울산 양 사이드 공격수 김인성, 이동준을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신형민과 힌터제어도 영입했다. 대비 잘 하겠다.

-임대 복귀한 선수들과 새로 영입한 선수들에게 기대가 있다면.

수비형 미드필더 최영준(임대 복귀)과 류재문(영입)을 두고 원볼란치로 쓸지, 투볼란치로 쓸지 고민하고 있다. 상대에 따라서 다르게 쓰겠다. 측면 수비수 이유현(영입)은 좌우 모두 가능하다. 아직 최철순, 이용이 건재하지만 이유현은 미래를 보고 데려온 선수다. 공격에 김승대(임대 복귀)가 있어서 원톱, 투톱 다 가능하다. 승대에게 잘하던 거 하라고 했다. 잘해주리라 믿는다. 못하면 손준호(김승대 아내의 오빠)한테 전화해서 뭐라고 하면 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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