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선수 개인 능력 좋고 압박 강해…서울 팬 사랑 받는 선수 되고 싶어"
박정빈 |
(서귀포=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한국에 이렇게 오래 있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어요. 따뜻한 밥 먹으면서 한국말 하면서 공을 차는 게 정말 행복합니다."
프로축구 명가의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FC서울이 2021시즌을 앞두고 굵직한 영입으로 주목받은 가운데 유럽에서만 활동하던 측면 공격수 박정빈(27)도 K리그 데뷔를 앞두고 있다.
만 16세이던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의 강호 볼프스부르크 유소년팀에 입단해 유럽에 진출했고, 2012년 프로 계약을 했다. 그로이터 퓌르트, 카를스루에까지 독일에서 5년을 보냈다.
이후엔 덴마크 호브로 IK, 비보르 FF, 스위스 세르베트까지 다양한 국가와 팀에서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 6월 세르베트와의 계약이 끝난 이후 새 둥지를 찾던 그는 같은 해 12월 서울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FC서울의 박정빈 |
서귀포에서 개막 막바지 준비에 한창인 박정빈은 "우리나라인데도 한국에 있는 이 시간이 아직은 낯설다. 3주의 합숙을 두 차례나 하는 게 특히 어색하고 힘들다"면서 "그래도 이겨내야 한다. 잘 적응하고 있다"며 웃었다.
청소년기부터 10년간 이어진 유럽 생활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로이터 퓌르트 시절 분데스리가 데뷔전까지 치르는 등 가능성은 보였지만, 자리 잡기가 쉽지 않아 거친 팀만 6곳이었다. 덴마크에서 뛸 때는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을 받기도 했다.
박정빈은 "부상은 선수 생활의 '관문'이라고 생각한다. 커리어에서 겪을 수 있는 일들이다"라며 "더 좋은 선수가 되고 관리를 잘할 수 있도록 배우는 계기였다. 안 다치고 싶다고 안 다치는 건 아니지만, 이젠 그 배움을 계기로 안 다치고 싶다. 지금은 괜찮다"고 강조했다.
박정빈 |
10년 만에 안착한 한국은 아직은 적응의 대상이지만, 따뜻하다. 그는 "밥에 김치만 먹어도 맛있다. 한국 밥을 잊고 살았는데, 유럽에서 어떻게 현지 음식을 먹으며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맛있는 게 많다"고 표현했다.
이제 뛰어들 K리그는 따뜻하지만은 않을 치열한 승부의 세계다. 데뷔하는 입장에서 새로운 리그를 알아가는 것도 그가 신경 쓰는 부분이다.
박정빈은 "선수들의 개인 능력이 좋다고 생각해왔다. 압박이 강하고, 개인 운동 능력으로만 보면 유럽보다 뛰어나단 얘기도 들었는데 팀에서 훈련해보니 실제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박진섭 감독님은 좋은 위치를 잡으면서 쉽게 해야 하는 것을 구분해서 '스마트하게' 축구를 원하신다"면서 "밸런스를 중요하게 생각하셔서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주문을 많이 하신다. 잘 따라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기억하는 서울은 항상 최고였고, 앞으로도 최고일 것이다. 지금도 최고여야 한다"며 "좋은 동료들이 옆에 있어서 기대가 되는 시즌"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제껏 프로 생활에서 경험한 적 없는 '장기 합숙'을 통해 박정빈은 '서울 맨'으로 거듭나고 있다. 전지훈련 중 고려대, 단국대와의 경기에선 골 맛도 보며 예열을 마쳤다.
그는 "감독님이 원하시는 플레이에 맞춰가며 K리그 무대에서 저를 보여주고 싶다. 팀이 좋은 시즌을 보내고 저도 더 좋은 선수로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 "입단 때부터 성원과 관심을 주신 팬들께 특히 감사하다. 서울이 서울다운 명성을 찾아가는 데 보탬이 되고 팬들의 사랑을 받는 선수가 되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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