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 회전력 높여 구속향상 꾀해”
삼성 오승환이 2021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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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는 타팀 선수들에게도 본보기가 될 것이다.”
돌부처 오승환(39)도 동갑내기 빅리그 타자 추신수 복귀에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둘은 과거 빅리그에서 2차례 상대한 적이 있는데 올 시즌엔 KBO로 무대를 옮겨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오승환은 “(마무리투수 특성상) 쉽지 않은 시점에 추신수를 만나게 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무조건 잡겠다는 마음보다는, 포수 사인대로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상대할 것이다. (추신수라고 해서) 다르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라며 올 시즌 상대 전략을 공개했다.
오승환은 2016년(세인트루이스)과 2018년(토론토) 메이저리그에서 추신수와 2차례 투타 맞대결을 펼쳤는데 그때마다 안타(2개)를 허용했고 1타점까지 내준 씁쓸한 기억이 있다. 오승환은 “귀국 소식은 들었는데, 아직 개인적으로 연락은 못했다”며 “팬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보고 배울 점이 많을 것이다. 타 팀 선수들에게도 본보기가 될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라고 평했다.
오승환은 2005년 삼성에 입단한 후 처음으로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보내고 있다. 오승환은 이날 2번째 불펜 투구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그는 “모두 같은 여건에서 훈련하고 있고, 대구는 날씨도 괜찮은 편”이라며 “팔꿈치 부담도 없어 좋은 컨디션으로 시즌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오승환은 이번 캠프에서 몸통 회전력을 향상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훈련을 했다고 한다. 지난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후유증으로, 140㎞ 중후반대에 그친 구속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오승환은 “수술 후 얼마 안 된 시점에 복귀해 치른 지난 시즌에는 재활에 중점을 둬 훈련했다”며 “올해는 팔에 무리가 없는 상태다. 몸의 회전력을 보다 빠르게 하고, 팔 각도를 높여 구속을 찾겠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하기 전인 2013년 KBO리그에서 속구 구사율이 90%에 달할 정도로 150㎞대의 돌직구를 자랑했지만, 2018년 토론토 시절부터 팔꿈치 통증을 느끼면서 구속이 떨어졌다.
오승환은 한국, 미국, 일본을 거친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사진은 2017년 세인트루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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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인지 7년 만에 국내 마운드에 선 오승환은 지난 시즌 45경기에서 3승2패 18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 2.64로, 자신의 KBO리그 통산 평균자책점(1.77)에 훨씬 못 미쳤다. '끝판왕'이란 수식어에 다소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었다. 오승환은 “지난해 실전 경험이 적은 상태에서 마운드에 오르다 보니 여유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투구 템포가 빨라지고, 중심 이동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또 “한국 타자들의 기량이 대체로 좋아져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배트에 볼을 맞추는 콘택트 능력이 좋아졌고, 여기에 파워까지 겸비한 신인들이 눈에 띄었다"며 “하지만 올해는 나름대로 열심히 몸을 만든 만큼 좀더 나아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승환은 어느덧 캠프에서 최고참이 됐다. 소속팀은 그가 자릴 비운 여파로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해, 어느 때보다 책임감이 크다. 오승환은 “내가 팀을 이끈다기보다는 후배들과 편하게 지내며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며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말을 안 해도 선수들 모두가 알고 있는 부분”이라고 올 시즌을 다짐했다.
대구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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