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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이슈 '조선구마사' 역사 왜곡 논란

'조선구마사'의 치졸한 몸부림, 월화극 1위의 진실 [ST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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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사진=조선구마사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역사왜곡, 동북공정 논란을 빚은 '조선구마사'가 시청률 순위로도 시끄럽다.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극본 박계옥·연출 신경수)는 22일 첫 방송 후 태종을 백성을 학살하는 살인귀로 묘사하고, 충녕대군(세종)을 서양인 시중을 드는 모습으로 그려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여기에 중국식 기생집 인테리어에 중국 전통 음식인 월병과 피단(삭힌 오리알) 등 중국식 소품을 과도하게 배치해 '동북공정'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다.

최근 중국발 '문화 동북공정' 시국과 작품성을 해치는 중국 PPL 등 중국 자본의 한국 문화 침투를 우려하는 시선이 맞물리며 '조선구마사' 불매 여론이 조성됐다. 제작 지원 및 광고업체들 역시 시청자들의 압박 속에 하나둘 '손절'의 움직임을 보였다. 그만큼 '조선구마사'에 대한 반발이 컸기에 시청률에도 큰 관심이 쏠렸다.

치명적인 논란 탓에 '조선구마사' 2회의 시청률은 하락했다. 그러나 홍보 보도자료가 나오며 혼선이 빚어졌다. '조선구마사' 측에 따르면 2회 방송분은 월화극 1위를 차지했다. KBS2 월화드라마 '달이 뜨는 강'(극본 한지훈·연출 윤상호) 역시 월화극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1위 자리는 하나인데 양측 모두 1위라고 주장하며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실제 '조선구마사' 측은 "2회 시청률이 7.4%(2부, 닐슨 코리아 수도권 기준)를 기록, 순간 최고 시청률이 8.4%까지 오르며 월화드라마 1위 자리를 지켰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달이 뜨는 강' 측은 "12회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8.1%(2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월화드라마 1위 질주를 이어갔다"고 적었다.

명확히 따져봤을 때 해당 워딩 자체로는 양측 모두 틀린 말이 없다. 다만 자신들에 유리한 데이터를 선택적으로 오픈하면서 1위가 남발되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된 격이다.

이는 전국, 수도권 기준에 의한 차이로 발생됐다. 전국 기준으로 따져보면 '달이 뜨는 강'은 1부 6.8%, 2부 8.1%를, '조선구마사'는 1부 4.5%, 2부 6.9%를 기록해 '달이 뜨는 강'이 앞선다. 1, 2부를 평균 내도 '달이 뜨는 강'은 7.45%, '조선구마사'는 5.7%라 '달이 뜨는 강'이 1위가 맞다.

수도권 기준으로도 '조선구마사'가 밀린다. '달이 뜨는 강'은 1부 6.1%, 2부 7.1%였고, '조선구마사'는 1부 4.7%, 2부 7.4%였다. 1, 2부 평균을 내보면 '달이 뜨는 강'은 6.6%, '조선구마사'는 6.05%로 '조선구마사'가 뒤진다.

결과적으로 전국, 수도권 모두 '달이 뜨는 강'이 1위를 차지한 상황. 그러나 '조선구마사'가 떡하니 1위 타이틀을 걸면서 이들의 시청률 계산법에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 우선 전국이 아닌 '일부'인 수도권 시청자들의 데이터만 포함된 수도권 시청률로 순위를 재단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현재 닐슨코리아는 전국 기준 외 데이터를 '유료'로 공개하고 있어 정보 접근에 제한이 있고, 정확한 확인도 쉽지 않다. 때문에 이번 케이스처럼 특정 데이터만 오픈되면 혼동을 심어줄 여지가 많아진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포털사이트에서도, 대부분의 기사에서도 전국 시청률을 기준으로 삼는다.

논란으로 얼룩졌던 '조선구마사'는 전국이 아닌 수도권 시청률을 끌어와 1위라며 의기양양하게 홍보했다. 그 와중에 상대적으로 성적이 잘 나온 2부 시청률만 오픈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억지를 부리면서까지 1위 타이틀을 얻으려는 눈물 겨운 몸부림으로 비칠 수 있는 대목이다.

'조선구마사'는 월화극 1위라는 기사를 내며 부정적 이슈를 지우고, 드라마가 건재하다는 걸 알리고 싶었는지 모른다. 바람대로 일부 시청자들에게 '1위 드라마'란 인식을 심어주고, 광고업계에도 '논란을 신경 쓸 필요 없다'는 메시지를 심었을지 모르나 많은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할 따름이다. 진심을 다해 왜곡을 일삼더니 '언플(언론플레이)'에 집중하는 모습이 더 치졸하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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