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김연경이 24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V리그 플레이오프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3차전 승리 후 동료들과 포옹을 하고 있다. 2021. 3. 24.계양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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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플레이오프 3차전은 ‘리더’ 김연경(흥국생명)의 면모를 확인한 경기였다.
김연경은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부상을 안고 뛰었다. 지난 2차전 경기 막판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꺾이는 부상을 당한 김연경은 이로 인해 붕대를 감고 경기에 임했다. 손가락에 멍도 들고 통증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팀 승리를 위해 이를 악물고 뛰었다. 결국 김연경은 59.45%의 높은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3득점을 기록, 흥국생명의 셧아웃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김연경의 표정은 차분하면서도 담담했다. “감동적이다”라고 말하며 팀 승리에 고무된 모습이었지만 자신의 부상에 대해 이야기할 땐 말을 아꼈다. 김연경은 “모든 선수들이 갖고 있는 통증 정도다. 모든 선수들이 먹는 진통제 정도를 먹었다. 트레이너가 테이핑을 잘해주셨다. 괜찮았다”라는 짧은 말로 자신만 아픈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시즌 막판 자신뿐 아니라 동료들도 각자의 부상과 고충을 안고 뛰는 만큼 홀로 ‘부상 투혼’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엿보였다.
김연경은 브루나와 박현주 등 동료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눈이 반짝거렸다. 이날 14득점으로 제 몫을 한 브루나에 대해서는 “경기 전부터 의지가 정말 남달랐다. 다른 경기와 달랐다. 경고를 받을 각오를 하고 라자레바와 싸우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싸우지 말고 배구로 보여달라고 장난 식으로 이야기했다. 그만큼 열정적이었다”라며 칭찬했다.
지난 2차전 결정적 서브 범실로 좌절한 박현주도 잊지 않았다. 그는 “메시지를 보냈더라. ‘나 때문에 졌다. 미안하다’라는 메시지를 보고 괜찮다고 했다. 2차전 끝나고 많이 괴로워했다.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는데 잘 이겨내고 있는 것 같다. 누가 들어가도 어려운 상황이었다”라며 어린 박현주를 격려했다.
이번 시즌 흥국생명은 많은 일을 겪었다. 선수들은 상처를 입은 상태다. 김연경도 다르지 않다. 강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피로가 누적됐을 게 분명하다. 하지만 김연경은 팀을 하나로 묶으며 흥국생명의 막판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불가능해 보였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견인한 김연경은 자신이 왜 최고의 리더인지를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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