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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슈 '조선구마사' 역사 왜곡 논란

반중정서 역린 건드린 ‘조선구마사’, 결국 폐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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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조선구마사`가 중국향, 역사왜곡 논란에 폐지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사진|SBS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다겸 기자]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중국향과 역사왜곡 논란에 방송 2회만에 결국 폐지된다.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에 분노한 국내 반중(反中) 정서가 드라마 폐지라는 초유의 사태를 낳았다.

SBS는 26일 공식입장을 통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여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SBS는 “본 드라마의 방영권료 대부분을 이미 선지급한 상황이고, 제작사는 80% 촬영을 마친 상황"이라며 "이로 인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 되는 상황이지만, SBS는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방송 취소를 결정하였음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조선구마사' 제작사인 YG스튜디오플렉스, 크레이브웍스, 롯데컬쳐웍스도 "SBS의 편성 취소 이후 제작도 중단됐다. 상황의 심각성을 십분 공감하며 작품에 참여했던 스태프와 관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입장을 냈다.

또 "해외 판권 건은 계약해지 수순을 밟고 있으며, 서비스 중이던 모든 해외 스트리밍은 이미 내렸거나 금일 중 모두 내릴 예정"이라며 "시청자들께 상처를 드린 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조선구마사’의 역사왜곡 논란은 지난 22일 첫 방송부터 시작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조선이 악령 아자젤의 부활로 위기에 처한 가운데, 충녕대군(장동윤 분)이 태종(감우성 분)의 명을 받들어 구마 전문 신부 요한(달시 파켓)을 데리러 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요한의 통역사 마르코(서동원 분)는 충녕대군에게 반말을 쓰며 기생집 대접을 요구했고, 이들이 찾은 기생집에는 월병, 피단 등 중국식 식사가 가득 차려져 있어 역사 왜곡 논란을 불렀다. 게다가 태종이 이성계의 환영을 보던 중 백성들을 무참히 살해하는 모습이 나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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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구마사`의 월병 증 중국풍 소품은 반중정서를 제대로 건드렸다. 사진|SBS


최근 중국은 한국의 김치, 한복, 판소리 등을 자국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문화 동북공정’으로 비판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구마사’가 작품에 왜곡된 중국 소품을 넣었다는 사실에 누리꾼들은 분노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는 관련 민원이 폭주했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역사왜곡 동북공정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즉각 방영중지를 요청한다”라는 청원글이 올라와 20만 동의에 육박했다.

비판이 커지자 안마의자 판매 기업 코지마, 에이스 침대, LG생활건강, 반올림피자샵, KT, 바디프랜드, CJ제일제당 등 광고주들은 서둘러 광고 철회 사실을 알렸다. 제작 지원에 나섰던 쌍방울 또한 24일 공식 SNS를 통해 계약 해지 소식을 전했으며, 문경시, 나주시 등 지자체도 손절을 이어갔다.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논란에 ‘조선구마사’ 측이 24일 사과문을 발표하고 한 주 간 결방 및 재정비를 밝혔으나 비판이 가라앉지 않자 결국 SBS는 26일 방송 취소를 공식 발표했다.

전례 없는 상황에 배우들은 ‘멘붕’에 빠졌다. ‘조선구마사’에 출연한 한 배우 관계자는 “어제(25일) 밤늦게 ‘폐지할 수도 있다’, ‘마음의 준비를 해야 될 것 같다’는 연락을 받은 것으로 안다. 배우들이 오랜 시간을 들여 ‘조선구마사’를 준비해 온 만큼 타격이 크다. 심적으로 굉장히 힘들어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다른 배우 관계자 역시 “사안이 사안인 만큼 결방 및 폐지 관련해서는 계속해서 입장을 공유 받아왔다. 그간 논란이 있는 경우 결방 등으로 쉬어가거나 배우 교체를 하고 다시 방송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 않나. 이런 상황이 저희도 처음이라 당황스럽다”라며 말을 아꼈다.

작품 폐지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는 제작사와 방송사가 공동 책임을 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비가 320억원에 달해 추후 논란의 여지는 남아 있다.

‘조선구마사’ 폐지는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이 거세진 가운데 드라마 ‘여신강림’, ‘빈센조’의 중국 브랜드 PPL로 쌓인 시청자들의 반중 정서가 폭발한 결과로 보인다. ‘조선구마사’만 놓고 봤을 때 폐지는 지나친 여론몰이라는 일각의 의견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시청자의 힘이 그만큼 무서움을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trdk0114@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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