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김연경(오른쪽)이 30일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GS칼텍스에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한 뒤 조원태 총재로부터 트로피를 건네받고 있다. 2021. 3. 30. 인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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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실력도, 정신력도 왜 김연경인지를 확인한 시즌이었다.
흥국생명의 김연경은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27득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지만 팀의 세트스코어 2-3(23-25 22-25 25-19 25-17 7-15) 패배를 막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활약을 앞세워 시리즈 들어 처음으로 세트 승리를 챙기는 등 분전했지만 마지막 5세트에 버티지 못하고 3패로 챔프전을 마감했다.
비록 우승하지 못했지만 흥국생명, 특히 김연경의 불꽃 투혼은 빛났다. 김연경은 플레이오프 도중 손가락을 다쳐 부상을 당했지만 붕대를 감고 경기에 출전해 제 몫을 했다.
애초에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흥국생명은 시즌 도중 불미스러운 일로 분위기가 엉망이 됐다. 여기에 전력누수까지 발생하면서 5~6라운드를 2승8패로 마감했다. 개막 전까지만 해도 ‘흥벤저스’, ‘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 등의 수식어가 등장했지만 흥국생명은 GS칼텍스에 역전 당해 정규리그 우승을 놓쳤다.
좋은 마음으로 국내 복귀한 김연경 입장에선 버거운 일이 많았다.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김연경은 “복귀를 후회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괜히 왔다라는 생각보다 빨리 시즌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는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만큼 힘들었다는 뜻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김연경도 ‘멘붕’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김연경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팀의 기둥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김연경은 “어느 정도 시점이 지난 후에는 날짜를 세기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여기까지 왔다. 덕분에 시간이 빨리 간 것 같다. 힘든 순간이 많았다. 그래도 선수들이 도와주고 지원을 받았다. 어려운 많은 일이 있었지만 잘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다는 것만으로 잘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 후에도 김연경은 선수 한 명 한 명을 안아주며 격려했다. 정작 가장 힘든 사람은 본인이었을 텐데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을 위로했다. 우승팀 GS칼텍스 선수들에게도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이 “김연경은 운동선수 생활을 하면서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이번엔 다르게 심리적으로 힘들었을 것이다.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격려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큰 선수답게 제 자리에서 선수들을 지켜주고 리더 역할을 했다. 앞으로 행보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한 것도 여기에 있다.
적으로 김연경과 싸운 차상현 GS칼텍스 감독도 “김연경은 손가락이 아픈데 투지를 보였다. 상대 선수지만 김연경이 있어 한국 여자배구가 여기까지 끌고오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정신력이 정말 좋은 선수”라며 칭찬했다. 이소영은 “프로 입단 후 연경언니와 같은 코트에서 경기를 하는 상상을 했다. 한 시즌을 치르며 챔피언결정전까지 해 영광스럽다. 제 롤모델이다. 배울 점이 많다. 공격 폼을 보고 수비하면 기분이 유독 좋았다. 언니를 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라며 자신의 우상을 향해 존경의 뜻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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