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로 다시 태어난 한화 이글스 주현상(29)이 평생 잊지 못할 두 번째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한화는 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17-0 대승을 거뒀다. 개막 2연패를 끊고 올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타선의 활약이 눈부셨던 경기였지만 가장 주목을 받은 건 주현상이었다. 주현상은 팀이 13-0으로 앞선 7회말 1사 1루에서 몸 상태에 이상을 호소한 문동욱(29)을 대신해 급히 마운드에 올랐다.
점수 차는 여유 있었지만 볼 카운트가 투 볼로 투수에게 불리했다. 공교롭게도 상대 타자는 KBO리그 첫 안타를 노리고 있던 ‘추추 트레인’ 추신수(39)였다.
한화 이글스 투수 주현상이 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1군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하지만 주현상은 주눅 들지 않았다. 142km짜리 직구로 과감하게 승부를 걸었고 추신수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이후 8회까지 1.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주현상은 경기 후 ”점수 차가 컸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투구하려고 노력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추신수 선배를 상대할 때는 부담되는 건 없었다. 볼 카운트가 쓰리 볼이 되면 안 되니까 무조건 잡는다는 생각으로 던졌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경기는 주현상의 1군 무대 투수 데뷔전이었다. 주현상은 2015 시즌 한화에 2차 7라운드 64순위로 입단한 뒤 내야수로 뛰며 통산 118경기 타율 0.212 47안타 12타점의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2019 시즌부터 과감하게 투수로 포지션을 전향했고 지난해까지 2군에서 담금질을 거쳐 올 시즌 꿈에 그리던 1군 마운드를 밟았다.
앞서 지난 6일 SSG와의 경기에 8회말 등판 예정이었지만 코칭스태프와 통역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심판진에 주현상이 아닌 강재민의 이름이 교체투수로 전달되면서 잠시 마운드를 밟은 뒤 불펜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주현상은 ”전날 해프닝은 코치님도, 통역도 내게 미안하다고 했는데 아무렇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오늘 좋은 결과가 나와서 괜찮았다“고 설명했다.
주현상은 또 ”투수 전향을 늦게 했지만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신인 때 이후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는데 시즌이 끝날 때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gso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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