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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브룩스,줄어든 땅볼 유도율. 호투 속에 감춰진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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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현재 KIA 에이스는 브룩스다. 토종 에이스 양현종이 미국으로 떠난 상황. 등판은 곧 승리라는 공식을 만들어줘야 하는 투수가 바로 브룩스다.

그러나 브룩스의 올 시즌 성적은 썩 좋지 못하다.

3경기서 2패만 기록하고 있고 평균 자책점도 4.58로 좋지 못하다. 14일 롯데전서 6이닝 무실점으로 부활투를 선보였지만 아직 확실한 부활이라고 하긴 어렵다.
매일경제

브룩스가 지닌해 보다 떨어진 땅볼 유도율 탓에 고전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문제는 장기인 땅볼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지난해에 비해 땅볼 유도율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브룩스는 정교한 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땅볼을 많이 유도하는 유형의 투수'였'다. 그의 땅볼 유도율은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으로 이어지며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올 시즌 브룩스는 땅볼 유도가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땅볼/뜬공 비율은 2.86이었다. KIA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최고 기록이었다.

올 시즌은 다르다. 땅볼/뜬공 비율이 1.67로 떨어졌다. 1점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땅볼 유도를 해내지 못했다.

호투를 했던 14일 롯데전서도 뜬공/땅볼 비율은 1.00에 불과했다. 점점 더 땅볼 유도율이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브룩스가 호투를 하고도 뒷맛이 개운치 않았던 이유다.

여전히 브룩스는 투심 패스트볼을 많이 던지고 있다. 스탯티즈 기준으로 구사율이 36.1%나 된다. 전 구종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피안타율은 0.276으로 다소 높아졌다. 지난해엔 0.250을 기록했다.

브룻스의 땅볼 유도가 보다 많은 안타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브룩스를 상대해 본 한 타자는 "투심이 지난해 만큼 위력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 지난해엔 최대한 타자 앞까지 와서 변했다면 이젠 변화가 조금 일찍 일어나는 기분이다. 못 치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는 아니다. 여전히 위력적이기는 하지만 지난해만큼의 압도감은 없다"고 말했다.

결국 투심 패스트볼에 대한 국내 타자들의 적응이 브룩스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닝 후반으로 갈수록 구위가 떨어지고 있는데 체력적인 부분도 역시 투심 패스트볼의 변화를 줄이는 이유로 꼽을 수 있다.

브룩스는 땅볼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삼진은 퇴출된 가뇽(141개)보다 적었지만 그를 에이스라 불렀던 이유는 바로 땅볼 유도에 있었다. 땅볼 유도를 많이 하지 못하는 브룩스는 위력이 그만큼 반감될 수 밖에 없다.

브룩스는 지난해 득점권서 피안타율이 0.263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 시즌 득점권 피안타율은 0.600이나 된다.

동점일 때 피안타율은 0.218에서 0.200으로 낮아졌지만 1점차 상황에선 0.228에서 0.286이 됐다.

아직까지 브룩스가 완전히 무너진 경기는 9일 NC전이 유일하다. 나머지 경기서는 나름 호투 했다.

하지만 줄어든 땅볼 유도율은 브룩스이 장기가 사라졌음을 뜻한다. 이런 양상이 계속 된다면 시한 폭탄을 안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장기를 살리지 못하면 고비가 왔을 때 벗어나는 능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브룩스의 땅볼 유도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건 분명 위험 신호다. 앞으로의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그래서 더 중요해졌다. 단순한 호투가 아니라 장기인 땅볼 유도를 많이 할 수 있음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브룩스는 기복을 줄일 수 있다.

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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