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수술 2번 이겨내고 깨달음’ 14년차 투수, 스피드 대신 제구력과 타이밍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OSEN=고척, 한용섭 기자] 하나를 잃는 대신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14년차 투수는 이제 선발로 첫 풀타임 시즌에 도전한다. LG 투수 정찬헌(31) 이야기다.

그는 2019시즌 도중 위험한 허리 수술을 받았다. 재기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었지만, 고질적인 허리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 힘든 재활 프로그램을 묵묵하게 견뎌 재기에 성공했다. 남들보다 신체 강인함은 부족하지만 대신 마운드에서의 노련함과 깨달음을 얻었다.

정찬헌은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68구) 동안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지난 8일 수원 KT전 5이닝 무실점에 이어 올 시즌 11이닝 무실점으로 출발이 좋다. 무엇보다 6일 휴식 후 등판에도 좋은 커맨드를 보여줬다.

지난해 정찬헌은 10일 간격으로 선발 등판했다. 한 번 던지고 나면 회복 속도가 다른 투수들보다 느렸다. 류지현 감독은 경기 전 “정찬헌은 캠프 연습경기 때부터 등판 후 회복 상태를 확인했는데, 작년보다 회복 속도가 빨라졌다. 컨디셔닝 파트에서 주 1회 등판은 괜찮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찬헌도 “지금도 던지고 나면 이틀 동안은 힘들다. 그러나 작년보다는 2~3일 정도 빨라진 것 같다. 수술 2년차라 그런지 점차 안정되는 것 같다. 크게 아프거나 불안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2경기 연속 무실점, 그는 공격적인 피칭을 언급했다. 수술 이후 마운드에서 마인드가 달라졌다. 수술 이전에 140km 후반대였던 직구 스피드는 이제 140km 초반이다. 이날 직구는 최고 141km, 주무기 투심은 최고 143km까지 나왔다. 정찬헌은 “구속이 압도적이지 않다. 수비 시간을 짧게 하려고 3~4구 안에 결과를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6이닝 동안 투구 수가 68개였다.

공 4개로 볼넷을 주기보다는 1구에 안타를 맞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실천하고 있다. 말은 쉽지만 마운드에서 타자와 승부에서 실제로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정찬헌은 “중간 투수일 때 볼넷 비율이 높았다. 변화 계기가 필요했고, 자기만의 고정관념을 벗어나야 한다”며 “수술을 2번 했는데, 첫 번째 수술 때는 틀을 못 깼다. 두 번째 수술을 받고서 변화가 생겼다. 이제 더 이상 강한(빠른) 공은 못 던진다. 살아남으려면 커맨드, 공의 무브먼트에 중점을 둬야 한다. 몸 상태는 안 좋아졌지만 생각은 성장했다”고 달라진 점을 말했다.

그는2016년 4월 경추 수술을 받았다. 그리곤 2018~19년 마무리 투수로 뛰다가 2019년 중반 허리 수술을 받았다. 재활 후 허리 통증으로 연투가 어려워 선발로 전환했다. 살아남기 위해 지난해부터 피칭 스타일이 바뀌었다.

과거 구속과 구위로 윽박질렀다면, 이제는 제구와 다양한 구종을 섞어 타자들의 타이밍을 무너뜨린다. 포심 보다는 볼끝 움직임이 있는 투심을 많이 던지고, 변화구로는 슬라이더 외에 포크, 커브 비중이 늘어났다.

선발 2년차가 되는 올해 등판 간격도 줄이고 일주일에 1번씩 25경기 남짓 선발 등판에 도전한다. 첫 두 번의 등판은 완벽했다. /orange@osen.co.kr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