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훈련량으로 하체 단련…아들뻘 후배들과 도루 경쟁
SSG는 아예 1번 타자 역할 맡겨…최근 6연속 경기 안타
홈으로 쇄도하는 추신수 |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추신수(39·SSG 랜더스)는 20년 전 미국에서 '피카추'라고 불렸다.
미국프로야구(MLB) 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추신수는 빠른 발로 많은 도루를 기록했는데, 동료들은 당시 인기를 끌었던 애니메이션 캐릭터 피카추를 연상시킨다며 별명을 지었다. 추신수의 '추'와 피카추의 '추' 발음이 같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당시 마이너리그 루키팀 지도자는 국내 한 방송사 다큐멘터리를 통해 "추신수는 피카추처럼 빨리 뛴다"며 "그래서 톱타자로 기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신수는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MLB 무대에서도 뛰어난 주력을 인정받았다.
통산 네 시즌이나 20도루 이상을 기록했고, 2009년부터 2013년까지는 5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남겼다.
불과 2년 전인 2019년에도 15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추신수는 텍사스 팀 내 4번째로 많은 도루를 훔쳤다.
한국 나이로 마흔이 된 추신수는 여전히 있는 힘을 다해 뛰고 있다.
KBO리그 SSG 유니폼을 입은 추신수는 올 시즌 7개의 도루에 성공했다.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21·12개),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 (28·8개)에 이은 리그 공동 3위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추신수의 도루 기록은 눈여겨볼 만하다.
보통 운동선수들은 나이가 들면 가장 먼저 하체에 이상을 느낀다. 하체 근육량이 떨어져 몸의 밸런스가 무너지고 경기력이 떨어진다.
많은 야구 선수들은 하체 힘이 떨어졌을 때 은퇴를 결심한다고 한다.
추신수는 또래 선수들이 은퇴를 고민할 시기에 엄청난 훈련으로 20대 못지않은 하체를 만들었다. 그는 SSG 합류 전 자가격리 기간에도 러닝 훈련에 초점을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그는 SSG 입단 기자회견에서 "예전엔 개막을 앞두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러닝 훈련을 많이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추신수의 도루 기록엔 많은 땀과 노력이 숨어있다.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판단력도 뛰어나다.
추신수는 상대 배터리가 예상하기 힘든 타이밍에 도루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경기 8회에 나온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는 상대 허를 찌르는 3루 도루에 성공했다.
많은 훈련량과 신인 못지않은 패기, 과감한 결단력,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는 후배들의 귀감을 사고 있다.
SSG 최정은 "추신수 형은 우리 팀에서 가장 뛰어난 경력을 가진 선수"라며 "이런 선수가 열심히 하니까 후배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아예 추신수를 1번 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보통 톱타자는 많은 타석을 소화해야 하고 출루 후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해야 해서 체력 소모가 많다. 그래서 주로 젊은 선수를 1번 타자로 내세운다.
SSG는 개막 전 프로 2년 차 최지훈을 주전 1번 타자로 고정했지만, 최지훈이 슬럼프에 빠지자 추신수에게 전격적으로 1번 타자를 맡겼다.
추신수는 톱타자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 중이다. 도루뿐만 아니라 다른 지표에서도 그의 활약상은 두드러진다.
추신수는 최근 6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는 등 최근 5경기에서 20타수 7안타 1홈런 2타점 타율 0.350으로 펄펄 날고 있다.
피카추의 인기는 20년 전보다 시들하지만, 추신수는 여전히 쌩쌩하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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