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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라커룸 in 도쿄] 매 순간이 소중…배구 여제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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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대표팀의 도쿄올림픽 현지 첫 적응 훈련이 끝난 지난 21일. 밤 9시가 넘어서야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피곤할 법했지만,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며 하며 결전지 아리아케 아레나 입성을 기념했습니다. 주장 김연경도 코트 끝자락에서 올림픽 로고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일어나려는데, 갑자기 동료들이 한 명씩 줄을 서서 김연경과 기념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김연경은 동료들과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추억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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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런던, 2016년 리우에 이어 벌써 3번째 올림픽이지만, 이번 도쿄올림픽은 김연경에게 특별합니다. 일찌감치 이번 도쿄올림픽을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선언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인지 코로나19 위협과 대표팀 전력 약화 등 힘든 여건 속에서 밝게 웃으며 여자배구 대표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훈련을 마친 김연경에게 '마지막 올림픽을 추억하는 것 같다'고 물었습니다. 그는 멋쩍게 웃으며 "올림픽에 와서 이렇게 많이 기념사진을 찍은 적이 없는 거 같은데… 모르겠어요. 이번 올림픽은 더 찍게 되는데. 아무튼 마음가짐은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려고요"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도쿄에 도착해서 처음 메인 코트에서 훈련하게 됐는데 코트 느낌은 크지만 잘 돼 있는 거 같고, 오늘 코트 적응 훈련 잘 마친 거 같아서 느낌이 좋아요"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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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대표팀은 세계 3위 브라질과 개최국 일본, 세르비아, 도미니카, 케냐와 함께 A조에 편성됐습니다. 조별 예선을 거쳐 상위 4개국이 8강에 진출하는데,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케냐를 반드시 잡고, 도미니카와 세르비아까지 꺾는다면 8강 진출이 가능해집니다. 여기에 최대한 좋은 성적을 거둬야 8강 토너먼트 대진이 수월해지는데요. 8강 대진을 잘 받는다면,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45년 만의 올림픽 메달도 노려볼 수 있습니다.

김연경은 우선 25일 열리는 강호 브라질과 첫 경기에 집중한다는 각오입니다. 우리 대표팀은 2012년 런던올림픽 조별 예선에서 브라질을 제압한 바 있는데요. SBS 취재진은 이날 대표팀의 훈련 시간보다 1시간 일찍 경기장 도착했는데, 코트에는 브라질 대표팀이 훈련을 하고 있었습니다. 카메라로 훈련 모습을 답았는데, 브라질 관계자가 다가와 격한 반응을 보이며 촬영을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우리 대표팀을 경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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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들은 김연경은 "브라질도 긴장하고 있지 않을까요. 올림픽은 이변이 많으니까. 이번 올림픽은 우리에겐 좋은 환경이에요. 가깝고, 시차도 없으니까. 저희는 첫 경기부터 100% 집중해서 경기하려고 합니다. 브라질을 맞아 어떤 분위기로 상대를 할지 궁금한데, 그 경기를 시작으로 이어 많은 경기가 있기 때문에 첫 경기 브라질전에서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줘야 할 거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대한민국 선수단의 여자 주장을 맡고 있는 김연경은 오늘 밤 열리는 도쿄올림픽 개회식에서 우리 선수단의 기수로 나섭니다. 개회식 참석은 처음인데요, 들뜬 마음을 특유의 유머로 승화했습니다.
"개회식 기수를 하게 됐다니까 안 그래도 친언니가 이야기 하더라고요. 카메라에 잡히는 선수들이 앞구르기를 하고, 절 같은 거 하고 그런다는데. 그런데 저는 퍼포먼스를 좀 자제할까 생각 중입니다."

(김연경 선수를 오랜 기간 취재한 경험에 따르면 분명 세리머니를 준비하고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어떤 세리머니를 보일지 개회식을 꼭 보세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1997~1998시즌 NBA에서 시카고 불스의 두 번째 파이널 3연패를 이끈 뒤 "과거를 감사히 여기고 현재를 즐기자. 그리고 끝을 잘 맺자"고 말했습니다. 동료의 부상 등 힘든 여건 속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해피 엔딩으로 결말지었는데요. 마이클 조던의 다큐멘터리 '라스트 댄스'를 감명 깊게 봤다는 김연경은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자신의 '라스트 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크게 부담감을 갖지 않으려고 해요. 차근차근 한 경기, 한 경기 잘 해서 8강에 안착하겠습니다. 한일전은 국민의 기대와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좋은 경기를 하고 싶고요. 많이 응원해주시는 만큼 좋은 결과로 보답할 테니 끝까지 응원해주시고 성원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파이팅!"


유병민 기자(yuball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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