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 기수 '라스트 댄스' & '글로벌 쇼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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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는 우리 사회 주류로 자리 잡았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다르지 않다. 우리 선수 대부분이 MZ세대다. 즉흥적이고 열정적이다. 하나같이 "큰일 한번 내겠다"라고 장담한다. 메달은 세계 최고만 향하지 않는다. 스타 계보의 연장과 원활한 세대교체도 가리킨다. 도쿄는 그래서 중요한 무대다. 경험을 공유하며 후배를 이끄는 M(밀레니얼). 그 뒤를 따라 호기롭게 도전하는 Z. 그들이 주연하는 드라마가 이제 시작된다.
'라스트 댄스' 김연경
'배구 여제' 김연경은 도쿄올림픽을 두고 "라스트 댄스"라고 했다. '더 라스트 댄스'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단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 미국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에서 마지막으로 활약한 1997~1998시즌을 다룬 TV 다큐멘터리다. 조던은 파이널에서 우승했다. 김연경도 그런 피날레를 원한다. 우리 선수단의 대표적인 M세대다. Z세대에게 본보기가 되고자 한다. 그래서 개막식 기수도 맡았다. 최측근인 임근혁 아이엠컨설팅 대표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하게 됐을 듯하다"라며 "평소 우리 여자배구를 널리 알리고 싶어 했고, 국민의 관심과 기대에도 감사해왔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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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인들에게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올림픽에서 성적이 부진하면 울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쉼 없이 달렸다. 지난 3월부터 두 달간 흥국생명 소속으로 여자 프로배구 경기를 뛰었고, 바로 대표팀으로 이동해 이탈리아에서 열린 FIVB 여자배구 네이션스 리그에 참가했다. 김연경은 대회 기간 이틀밖에 쉬지 못했다고 한다.
도쿄올림픽은 연일 계속된 강행군의 마지막 무대다. 대표팀은 A조에 편성돼 브라질, 케냐, 도미니카공화국, 일본, 세르비아와 맞붙는다. 여기서 4위권에 진입해야 8강에 오른다. 목표는 1976년 몬트리올 대회 뒤 45년 만의 메달이다. 꼭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개최국 일본이다. 김연경은 2009~2011년 일본 프로배구 JT마블러스에서 뛰었다. 국제대회에서 한일전도 많이 경험했다. 김연경은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 관심이 많은 만큼 서로를 믿고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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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쇼케이스' 황선우
한국 스포츠의 아킬레스건은 기초 종목인 육상과 수영이다. M세대 박태환의 선전으로 불모지 신세는 면했다. 명맥을 이어 가며 새로운 분위기를 조성할 Z세대의 등장이 절실하다. 도쿄올림픽을 앞둔 우리 선수단은 황선우(18·서울체고)에게 기대를 건다. 개막식 기수를 맡길 정도다.
지난 1년간 발자취를 돌아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지난해 11월 경북 김천에서 열린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남자 자유형 100m에서 한국 신기록(48초25)을 세우며 우승했다. 박태환이 2014년 2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 스테이트 오픈 챔피언십에서 작성한 종전 한국기록(48초42)을 0.17초 단축했다. 이튿날 자유형 200m에서는 1분45초92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일라이자 위닝턴(호주)의 세계주니어기록 1분46초13을 0.21초 앞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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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단축 역영은 올해도 계속된다. 황선우는 지난 5월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에서 남자 자유형 100m 한국기록(48초04)을 다시 썼다. 자유형 200m에서도 1분44초96에 레이스를 마쳐 자신이 보유한 세계주니어기록을 0.96초 더 앞당겼다. 박태환의 한국기록(1분44초80)에 불과 0.16초 뒤진 기록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기준으로는 쑨양(중국·1분44초65)에 이은 은메달에 해당한다. 그는 "올림픽 메달이 꿈이 아님을 느끼게 됐다"라고 말했다.
황선우의 체격 조건은 키 186㎝, 몸무게 72㎏, 윙스팬(두 팔을 벌린 거리) 193㎝다. 박태환(키 183㎝·몸무게 74㎏·윙스팬 196㎝)과 비슷하지만, 영법은 판이하다. 박태환은 수영에 입문하면서 균형 잡힌 영법을 몸에 익혔다. 자유형 영법의 교과서로 불릴 정도. 황선우는 마이클 펠프스, 케이티 레데키 등 미국 선수들이 주로 구사하는 로핑 영법을 쓴다. 한쪽 스트로크에 힘을 더 실어 회전속도를 달리하는 기술이다. 물속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 물의 저항은 최소화하고 스트로크 간격은 길게 가져갈 수 있다. 그래서 주로 중장거리 선수들이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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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거리 선수로는 '영원한 스프린터' 피터 반 덴 호헨반트(네덜란드)가 있다. 빠른 스트로크로 속도를 높이면서 좌우 불균형의 단점을 메워 2004년 아테네올림픽 자유형 1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오른팔을 뻗을 때 힘을 더 싣는 황선우는 근래 근력이 크게 향상됐다. 강한 정신력까지 갖춰 한국 스포츠에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 "기록은 자유형 200m가 좋지만, 자유형 100m에 더 애착이 간다. 신체조건이 불리한 아시아 선수들은 단거리에서 빠른 기록을 내기 어렵다고 하지 않나. 100m에서 더 잘해야겠다는 오기가 생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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