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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이슈 배구 황제 김연경

"양효진보다 더 큰 선수로" 제2의 김연경을 바꿔놓은 그때 그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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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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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한국여자배구 대형 유망주의 잠재력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KGC인삼공사 센터 정호영(21)의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정호영은 지난 1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 ‘인생 경기’를 펼쳤다. 데뷔 후 개인 최다 5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면서 14득점을 올렸다. 이 역시 개인 최다 타이 기록. 3라운드부터 출전 시간을 점차 늘려가며 위력을 떨치고 있다. 190cm 국내 최장신에 점프력까지 갖춰 압도적인 높이를 뽐내고 있다.

정호영은 선명여고 2학년이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발탁될 만큼 가능성이 큰 유망주였다. ‘배구 여제’ 김연경 이후 모처럼 등장한 장신 공격수로 배구계와 팬들의 기대가 컸다. 2019~2020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추첨을 통해 전체 1순위 행운을 잡은 KGC인삼공사가 부러움을 한몸에 받으며 정호영을 지명했다.

그러나 프로 입단 후 시련의 시간이 찾아왔다. 레프트 포지션에서 힘과 스피드가 떨어졌고, 수비 리시브 부담도 컸다. 명센터 출신 이영택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제2의 김연경’ 수식어를 뗐다. 높이 장점을 살리기 위해 센터로 포지션을 바꾸는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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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인삼공사 정호영이 공격을 하고 있다. /OSEN DB


야심차게 준비한 지난 시즌은 부상에 울었다. 개막전에서 무릎 십자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 아웃됐다. 재활을 거쳐 올 시즌 돌아왔고, 조금씩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정호영은 “경기에 자주 나오면서 느끼는 게 많다. 코트에 오래 있을수록 공을 보는 시야도 좋아지는 것 같다”며 “센터 자리에 적응이 됐다. 보완할 부분은 많지만 레프트보다 익숙하다. 센터 포지션 선택에 대한 후회는 전혀 없다. 고교 때도 포지션은 레프트였지만 공격은 센터로 했다. 레프트로는 리시브 부담도 컸고, 센터가 더 편했다”고 말했다.

포지션 변경과 함께 롤모델도 김연경에서 국내 최고 센터 양효진(현대건설)으로 바뀌었다. 정호영은 “양효진 언니는 블로킹도 잘 잡지만 코트를 보는 시야가 넓다. 강하게 때리는 것보다 넓게 보고 밀어넣는 공격을 자주 한다. 알고도 못 잡는 공격이다. 효진 언니 영상을 많이 보며 공부하고 있다”며 “제가 효진 언니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게 있다면 점프다. 점프를 이용해 블로커보다 더 위에서 때리는 공격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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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인삼공사 이영택 감독이 정호영 등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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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택 감독은 “정호영에게 맞는 옷은 센터다. 지난 시즌 부상만 없었으면 더 크게 성장했을 것이다. 큰 부상을 당해 아쉬움이 있었지만 잘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며 “정호영이 센터에서 자리를 잡아주는 게 팀에도 좋고, 한국여자배구를 위해서도 좋다. 양효진과 김수지(IBK기업은행)가 대표팀 은퇴를 한 만큼 센터 자리는 정호영과 박은진(인삼공사), 이다현(현대건설), 이주아(흥국생명)로 세대교체가 될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앞으로 정호영이 ‘포스트 양효진’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영택 감독은 “더 성장했으면 좋겠다. 가능성은 무궁무진한 선수다. 경험만 쌓는다면 분명히 더 큰 선수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저와 호영이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제 힘이 닿는 데까지 잘 한 번 키워보겠다”고 약속했다.

정호영도 “아직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지만 게임체인저의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고 싶다. 많이 부족하지만 대표팀에도 가고 싶다. 선수라면 누구나 국가대표가 가장 큰 목표”라며 포스트 양효진을 꿈꿨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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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시절 정호영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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