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현우 칼럼니스트]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의 3루수는 누구일까?

폭풍처럼 몰아쳤던 자유계약선수(FA) 영입전이 끝나고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겨울 이적 시장은 차갑게 얼어붙었다. 메이저리그는 지난 12월 2일(한국시간) 직장 폐쇄(Lock-out)에 돌입했다. 직장 폐쇄란 노사쟁의가 일어났을 때 사용자가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사업장을 폐쇄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메이저리그의 FA 계약 및 트레이드를 비롯한 모든 행정 업무가 중지되고, 윈터미팅을 비롯한 각종 겨울 행사 역시 무기한 연기됐다.

그러면서 거의 한 달 반 넘게 메이저리그 관련 새로운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메이저리그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들이 있다.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놓고 논쟁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현역 메이저리거 가운데 포지션별로 내년 시즌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칠 선수를 10명씩 선정했다. 순위는 지난 3-4년간 거둔 성적을 기반으로 하되 최근 성적에 가중치를 두고 메겼다.

2022시즌을 앞둔 현시점에서 메이저리그 최고의 3루수 10명을 살펴보자.

1. 호세 라미레즈 (만 29세/ 우투양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2018 : 타율 .270 39홈런 OPS .939 WAR 7.5
2019 : 타율 .255 23홈런 OPS .806 WAR 3.0
2020 : 타율 .292 17홈런 OPS .993 WAR 2.4
2021 : 타율 .266 36홈런 OPS .893 WAR 6.7
통산 980경기 987안타 163홈런 540타점 타율 .278 OPS .855 WAR 34.3승

호세 라미레즈는 2021시즌 152경기에 출전해 타율 .266 36홈런 103타점 27도루 OPS .893 bWAR(베이스볼레퍼런스 기준 승리기여도) 6.7승을 기록, 통산 3번째 아메리칸리그(AL) 3루수 부문 올스타에 선정됐다. 스파이크를 신고 175cm로 메이저리거치곤 작은 키인 라미레즈는 2015시즌까지 빠른발과 준수한 수비를 지닌 전형적인 내야 백업 선수였지만, 2016시즌부터 근육량을 늘리고 어퍼스윙으로 당겨치는 데 집중하면서 강타자로 거듭났다.

특히 2018시즌에는 39홈런 34도루를 기록 30-30 클럽에 가입하고 AL 3루수 부문 실버슬러거에 선정, MVP 투표 3위에 오르기도 했다. 2019시즌 짧은 슬럼프를 겪은 라미레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단축 시즌으로 진행된 2020시즌 AL MVP 투표 2위에 오르면서 반등에 성공, '절친' 프란시스코 린도어가 떠난 2021시즌에도 활약을 이어가며 소속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타선을 거의 홀로 이끌다시피 했다.

2. 매니 마차도 (만 29세/ 우투우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2018 : 타율 .297 37홈런 OPS .905 WAR 6.1
2019 : 타율 .256 32홈런 OPS .796 WAR 2.6
2020 : 타율 .304 16홈런 OPS .950 WAR 3.2
2021 : 타율 .278 28홈런 OPS .836 WAR 5.0
통산 1295경기 1425안타 251홈런 751타점 타율 .280 OPS .826 WAR 45.2승

매니 마차도는 2021시즌 153경기에 출전해 타율 .278 28홈런 106타점 12도루 OPS .836 bWAR 5.0승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NL) 3루수 부문 올스타에 선정됐다. 3루수로서 마차도의 장점은 공격과 수비를 모두 갖춘 선수라는 것. 2010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번째로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지명을 받고 만 19세였던 2012시즌 중반 빅리그에 데뷔한 마차도는 풀타임 첫해인 2013시즌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데 이어 2015시즌 타격에도 눈을 뜨며 35홈런을 때려냈다.

이후 2018시즌 중반 다저스로 트레이드되면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기도 했다. 2018시즌 종료 후 FA가 된 마차도는 10년 3억 달러(약 3581억 원) 초대형 계약을 맺고 샌디에이고로 이적, 첫해에는 홈런(32)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표에서 부진했지만 2020시즌 NL MVP 투표 3위에 오르며 반등했고 2021시즌에도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단, 2021시즌 후반 팀이 연패에 빠진 상황에서 동료인 타티스 Jr.와 더그아웃에서 마찰을 빗는 등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3. 놀란 아레나도 (만 30세/ 우투우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2018 : 타율 .297 38홈런 OPS .935 WAR 6.4
2019 : 타율 .315 41홈런 OPS .962 WAR 7.3
2020 : 타율 253 8홈런 OPS .738 WAR 1.5
2021 : 타율 .255 34홈런 OPS .807 WAR 4.1
통산 1236경기 1357안타 269홈런 865타점 타율 .288 OPS .880 WAR 44.3승

놀란 아레나도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이적 첫해인 2021시즌 157경기에 출전해 타율 .255 34홈런 105타점 OPS .807 bWAR 4.1승을 기록, NL 올스타에 선정됐고 데뷔 후 9년 연속 3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30홈런 100타점을 달성하는 등 어깨 부상으로 고전했던 2020시즌 만큼은 아니었지만, 타율 .255 출루율 .312 장타율 .494라는 비율 성적은 영입 당시 아레나도에게 기대했던 타격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희망적인 요소도 있었다.

2021시즌 아레나도는 홈에선 타율 .228 14홈런 OPS .722에 그친 반면, 원정에선 타율 .279 20홈런 OPS .885로 통산 원정 OPS .805(홈 OPS .954)보다 한층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이는 아레나도가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렸던 쿠어스필드를 떠난 지난해부터 당겨치는 비율을 늘리는 등 변화를 시도 중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많은 수의 현지 전문가들이 새 홈구장(부시 스타디움)에 적응한 내년에는 더 나은 성적을 기록할 것이라 기대하는 이유다.

4. 알렉스 브레그먼 (만 27세/ 우투우타/ 휴스턴 애스트로스)

2018 : 타율 .286 31홈런 OPS .926 WAR 7.9
2019 : 타율 .296 41홈런 OPS 1.015 WAR 9.0
2020 : 타율 .242 6홈런 OPS .801 WAR 1.1
2021 : 타율 .270 12홈런 OPS .777 WAR 2.1
통산 650경기 676안타 117홈런 397타점 타율 .281 OPS .884 WAR 26.1승

알렉스 브레그먼은 2021시즌 91경기 타율 .270 12홈런 55타점 OPS .777 bWAR 2.1승으로 데뷔 이후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2019년 타율 .296 41홈런 112타점을 기록, MVP 투표 2위에 선정됐던 그는 '사인 훔치기 스캔들'에 휘말린 후 부진이 이어지면서 팬들로부터 숱한 야유를 받았다.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은 지난 2년간 그가 거둔 성적이 손목과 햄스트링에 부상을 안고 뛴 결과라는 것. 따라서 건강을 회복한 브레그먼은 이전 모습을 되찾게 될지도 모른다.

5. 라파엘 데버스 (만 25세/ 우투좌타/ 보스턴 레드삭스)

2018 : 타율 .240 21홈런 OPS .731 WAR 0.2
2019 : 타율 .311 32홈런 OPS .916 WAR 5.4
2020 : 타율 .263 11홈런 OPS .793 WAR 0.7
2021 : 타율 .279 38홈런 OPS .890 WAR 3.5
통산 548경기 598안타 112홈런 367타점 타율 .279 OPS .847 WAR 10.0승

라파엘 데버스는 2021시즌 156경기에 출전해 타율 .279 38홈런 113타점 OPS .890 bWAR 3.5승을 기록하며 단축 시즌으로 진행된 2020시즌 부진을 딛고 반등에 성공, AL 3루수 부문 올스타 및 실버슬러거에 선정됐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점은 지난해 포스트시즌 11경기에서 타율 .295 5홈런 12타점 OPS 1.028를 기록, 데이빗 오티즈의 뒤를 잇는 '가을 사나이'의 면모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 한편, 타석당 볼넷 비율도 9.3%로 끌어올리며 선구안에서도 큰 발전을 이뤘다.

6. 오스틴 라일리 (만 24세/ 우투우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2019 : 타율 .226 18홈런 OPS .750 WAR 0.1
2020 : 타율 .239 8홈런 OPS .716 WAR -0.6
2021 : 타율 .303 33홈런 OPS .898 WAR 6.1
통산 291경기 286안타 59홈런 183타점 타율 .272 OPS .827 WAR 5.5승

오스틴 라일리는 2021시즌 160경기에 출전해 타율 .303 33홈런 107타점 OPS .898 bWAR 6.1승을 기록하면서 생애 처음으로 NL 3루수 부문 실버슬러거에 선정됐다. 특히 2019시즌 빅리그 데뷔 후 고질적인 약점으로 평가받던 타격 정확도(2019-20시즌 타율 .232)와 선구안 면에서도 큰 개선을 이뤄내며 후반기에만 타율 .333 19홈런 65타점 OPS .976을 기록, 소속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26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7. 맷 채프먼 (만 28세/ 우투우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2018 : 타율 .278 24홈런 OPS .864 WAR 7.6
2019 : 타율 .249 36홈런 OPS .848 WAR 7.7
2020 : 타율 .232 10홈런 OPS .812 WAR 1.1
2021 : 타율 .210 27홈런 OPS .716 WAR 3.5
통산 573경기 509안타 111홈런 296타점 타율 .243 OPS .808 WAR 15.0승

맷 채프먼은 2021시즌 151경기에 출전해 타율 .210 27홈런 72타점 OPS .716 bWAR 3.5승을 기록, 2017시즌 데뷔 후 최악의 타격 성적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점은 타석당 삼진율 32.5%로 무려 202개의 삼진을 당했다는 것. 이는 지난해 엉덩이 부상에 이어 수술 복귀 후 3-5월 OPS .600대로 부진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선구안(타율 대비 출루율 +.104)과 함께 특유의 수비력만큼은 여전한 모습을 보이며 통산 3번째 AL 3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차지했다.

8. 저스틴 터너 (만 37세/ 우투우타/ LA 다저스)

2018 : 타율 .312 14홈런 OPS .924 WAR 4.7
2019 : 타율 .290 27홈런 OPS .881 WAR 3.8
2020 : 타율 .307 4홈런 OPS .860 WAR 1.5
2021 : 타율 .278 27홈런 OPS .832 WAR 3.7
통산 1265경기 1177안타 151홈런 582타점 타율 .290 OPS .837 WAR 32.6승

저스틴 터너는 2021시즌 151경기에 출전해 타율 .278 27홈런 87타점 OPS .832 bWAR 3.7승을 기록하며 만 36세란 나이에도 NL 3루수 중 손에 꼽히는 성적을 기록하며 커리어 2번째 올스타에 선정됐다. 단, '터너 타임'이란 별명에 걸맞지 않게 포스트시즌에선 타율 .118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터너가 3루수로 출전한 143경기는 2004년 이후 만 36세 이상 3루수 중 가장 많은 출전 기록이다. 목 부상을 비롯해 가을 내내 터너의 몸상태가 좋지 않았던 이유다.

9. 조시 도날드슨 (만 36세/ 우투우타/ 미네소타 트윈스)

2018 : 타율 .246 8홈런 OPS .801 WAR 0.9
2019 : 타율 .259 37홈런 OPS .900 WAR 5.4
2020 : 타율 .222 6홈런 OPS .842 WAR 0.6
2021 : 타율 .247 26홈런 OPS .827 WAR 3.2
통산 1201경기 1179안타 251홈런 728타점 타율 .269 OPS .872 WAR 44.4승

조시 도날드슨은 2021시즌 135경기에 출전해 타율 .247 26홈런 72타점 OPS .827 bWAR 3.2승을 기록, 종아리 부상으로 28경기 출전에 그쳤던 2020시즌 부진을 딛고 미네소타와 4년 9200만 달러(약 1100억 원) 계약을 맺은 2번째 시즌, 나이 대비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단, 이는 시즌 초반 햄스트링 부상 이후 미네소타가 중간중간 휴식을 주거나 지명타자로 기용하는 등 그를 철저하게 관리한 덕분이기도 했다. 이런 고질적인 하체 부상은 도날드슨의 큰 불안 요소다.

10. 앤서니 렌던 (만 31세/ 우투우타/ LA 에인절스)

2018 : 타율 .308 24홈런 OPS .909 WAR 5.1
2019 : 타율 .319 34홈런 OPS 1.010 WAR 7.1
2020 : 타율 .286 9홈런 OPS .915 WAR 2.2
2021 : 타율 .240 6홈런 OPS .712 WAR 0.0
통산 1026경기 1100안타 151홈런 611타점 타율 .287 OPS .854 WAR 32.2승

마지막 10위 자리를 놓고 크리스 브라이언트(3루 55경기, 외야 93경기), DJ 르메이휴(3루 39경기, 2루 83경기), 요안 몬카다 등을 고려했지만, 최종적으로 앤서니 렌던을 선택했다. 하체(사타구니, 고관절) 부상으로 고생한 2021시즌을 제외하면 지난 5년간 매년 3할 타율 4할 출루율 20홈런(2루타 40개)를 기대할 수 있는 가장 꾸준한 3루수였기 때문이다. 관건은 타자에게 치명적으로 알려진 고관절 수술을 받고 돌아와 얼마나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다.

아쉽게 10위 안에 못 든 선수들 :
크리스 브라이언트, 요안 몬카다, DJ 르메이휴, 키브라이언 헤이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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