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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기차역도 완벽 통제하는 '폐쇄루프'…멀고 먼 썰매 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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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합실부터 승강장까지 시민·올림픽 참여자 동선 분리

미디어센터에서 옌칭 슬라이딩센터까지 왕복 8시간

연합뉴스

고속철 타고 경기장소로 이동
(베이징=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둔 1일 베이징 외곽 옌칭구에서 베이징 시내 인근 칭허역으로 향하는 고속철의 모습. 2022.2.1 pdj6635@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썰매 종목이 펼쳐지는 옌칭 국립 슬라이딩 센터로 향하는 길은 멀고 스산했다.

대회 개막을 사흘 앞둔 1일 국립 슬라이딩 센터에서는 첫 루지 트랙 훈련이 진행됐다.

남녀 싱글 경기에 출전하는 각국 선수들이 올림픽을 앞두고 처음으로 트랙을 경험하는 자리였다.

연합뉴스는 부상 투혼 끝에 극적으로 올림픽 티켓을 따낸 남자 싱글(1인승) 임남규(경기도루지연맹)와 한국 귀화 뒤 두 대회 연속으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여자 싱글 아일린 프리쉐(경기도청)를 취재하기 위해 옌칭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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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소 잇는 고속철
(베이징=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둔 1일 베이징 외곽 옌칭구에서 베이징 시내 인근 칭허역으로 향하는 고속철 내부의 모습. 2022.2.1 pdj6635@yna.co.kr


각국 취재진이 일하는 메인 미디어 센터에서 옌칭으로 가려면 먼저 셔틀버스를 타고 칭허역으로 가야 한다.

이곳에서 옌칭역까지 베이징 최초의 고속 통근 열차인 S2선을 타고 30분을 달린다.

이 열차를 타면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협 속에서 올림픽을 무사히 치르기 위해 고안한 '폐쇄 루프' 시스템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다.

취재진과 대회 관계자 등 올림픽 참여자들은 베이징 시민과 완전히 분리된 동선을 따라 움직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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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소 잇는 고속철
(베이징=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둔 1일 베이징 외곽 옌칭구에서 베이징 시내 인근 칭허역으로 향하는 고속철 내부의 모습. 2022.2.1 pdj6635@yna.co.kr


예를 들어 옌칭역은 역사를 반으로 갈라 왼쪽은 올림픽 참여자들을, 오른쪽은 일반 시민 이용객들을 받는다.

역사는 하나지만, 그 안에 두 개의 역이 운영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철저하게 나뉘어 있다.

일반 시민이 역 오른쪽에 있는 주차장에서부터 대합실을 거쳐 열차로 향하는 동안, 올림픽 참여자들은 역 왼쪽 주차장에 마련된 셔틀버스 정거장에서 내려 대합실과 분리된 대기실에서 승차권 확인을 받은 뒤 열차에 탑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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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이용 대기중
(베이징=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둔 1일 베이징 시내 인근 칭허역에서 고속철을 이용하기 위해 취재진 등 대회 관계자 등이 대기하고 있다. 2022.2.1 pdj6635@yna.co.kr


시민들이 이용하는 승강장과 올림픽 참여자들이 이용하는 승강장은 바리케이드로 막혀 있었다. 그리고 공안 두 명이 삼엄하게 경비를 섰다.

기자가 탄 열차는, 앞쪽 두 량은 시민 이용객이, 뒤쪽 네다섯 량은 올림픽 참여자들이 타도록 했다.

그 사이의 한 량에는 아무도 못 타게 했다. 시민과 올림픽 참여자들을 기차 안에서도 완전히 분리한 셈이다.

세계 어느 도시나 기차역은 사람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곳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폐쇄 루프' 시스템으로 기차역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데 성공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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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시내 인근 역에 도착한 고속철
(베이징=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둔 1일 베이징 외곽 옌칭구에서 출발해 베이징 시내 인근 칭허역에 도착한 고속철의 모습. 2022.2.1 pdj6635@yna.co.kr


썰매 종목 첫 훈련이어서인지 열차에는 매우 적은 기자들이 탑승했다.

옌칭행 열차에는 연합뉴스 기자 2명을 포함해 총 8명이 열차 다섯 량에 나눠 탔다. 열차 한 량의 정원은 75명으로, 크기가 우리나라 KTX보다 컸다.

텅 비다시피 한 열차의 통로를 승무원 하나만 '유령'처럼 오갔다.

열차 안 스크린에서는 마스코트인 판다 '빙둔둔'과 '쉐룽룽'이 줄기차게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으나, 공허하게만 보였다.

목적지에 도착해 기자들이 내리면 곧바로 차량 내 소독 작업이 시작됐다.

기차로 이동하면서 마음이 스산했다. 기차에서 내려 국립 슬라이딩 센터로 가기 위한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는 몸이 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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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소 잇는 고속철
(베이징=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둔 1일 베이징 외곽 옌칭구에서 베이징 시내 인근 칭허역으로 향하는 고속철 내부의 모습. 2022.2.1 pdj6635@yna.co.kr


옌칭역에서 국립 슬라이딩 센터까지 가려면 셔틀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야 한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은 모두 합쳐 한 시간이 채 안 되지만, 중간에 환승을 위해 대기하는 시간이 20분~1시간 45분 정도로 매우 길다.

환승장은 중국 내륙의 건조한 찬바람이 휘몰아치는 허허벌판에 있다.

기다리는 사람이 몸을 녹일 곳은커녕 앉아 쉴 의자 하나 없다. 영하의 추위에 칼바람을 맞으며 기다려야 한다.

환승장에서 나갈 수도 없다. 폐쇄 루프 시스템을 벗어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함께 버스를 기다리던 스웨덴 방송기자는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기자들이 숙소 방에만 있기를 바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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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무장한 자원봉사자들
[베이징=연합뉴스]


눈이 마주치자 덜덜 떨며 "사무이(춥다)"라고 짧게 한마디를 던진 일본 사진기자의 눈은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취재진이 묵는 베이징 둥청구 숙소에서 국립 슬라이딩 센터까지 거리는 약 90㎞다.

그러나 이동하면서 느낀 '심리적 거리'는 그 다섯 배인 450㎞는 되는 것 같았다. 메인 미디어 센터에서 국립 슬라이딩센터를 오가는 데 걸린 시간은 왕복 8시간에 달했다.

어렵게 도착했지만, 국립 슬라이딩 센터의 미디어 담당자는 취재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원래 비공개 훈련인데 공개 훈련으로 잘못 공지했다. 양해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취재진은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다시 베이징 미디어센터로 향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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