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 대한민국과 시리아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하며 10회 연속 및 통산 11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황인범, 김민재, 백승호가 태극기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두바이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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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넌 다 계획이 있구나.”
오스카를 휩쓴 영화 ‘기생충’의 명대사가 떠오르는 과정이었다. 축구국가대표 ‘벤투호’가 가시밭길이 점쳐지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여러 의문부호를 걷어내고 본선행을 조기에 확정했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끝난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A조 8차전 시리아와 원정 경기에서 후반 터진 김진수(전북) 권창훈(김천)의 연속골로 2-0 완승했다. 6승2무(승점 20)를 기록한 한국은 선두 이란(승점 20)에 이어 A조 2위를 유지했다. 3위 UAE(승점 9)와 승점 격차가 11로 벌어지면서 최종 예선 잔여 2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 월드컵 본선 직행권(조 1~2위)을 따냈다. 한국이 최종 예선에서 월드컵 본선행을 조기에 확정한 건 2010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2014 브라질, 2018 러시아 대회 모두 우여곡절 끝에 최종전에서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1954년 스위스 대회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한국 축구는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2022 카타르 대회까지 10회 연속 본선 진출 금자탑도 세웠다. 10회 연속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은 건 브라질(22회) 독일(18회) 이탈리아(14회) 아르헨티나(13회) 스페인(12회)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 번째다.
권창훈이 2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 시리아전에서 후반 추가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두바이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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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제거, 자기 축구로 결과 낸 벤투
가장 두드러진 건 ‘최악의 조 편성’으로 불렸으나 벤투호 스스로 꽃길을 만들어낸 점이다. 그것도 벤투 감독이 지향하는 ‘측면 빌드업’ 색채를 거의 완벽에 가깝게 표현하면서 월드컵 본선의 기대치도 높였다. 한국은 최종 예선에서 중동 5개국(이란·이라크·UAE·시리아·레바논)과 한 조에 묶였다. 역대 전적에서 뒤지는 아시아 강자 이란과 맞대결은 물론, 중동 팀과 맞대결은 장거리 원정과 더불어 ‘침대 축구’ 텃세 등 여러 변수가 존재했다. 하지만 ‘벤투호’는 지난해 9월 이라크와 1차전(0-0 무)에서만 고전했을 뿐 이후 풀백 전진 배치를 통한 공격적인 빌드업과 전방 압박, 골 마무리로 경기를 지배했다.
특히 최대 고비로 여긴 지난해 10월 이란과 4차전 원정 경기(1-1 무)에서 상대 맞춤식 압박과 중원 플레이로 상대가 잘하는 선수비, 후역습을 완벽하게 제어했다. 이번 레바논, 시리아와 7~8차전에서는 지난달 터키 전지훈련 기간 평가전을 통해 실험한 투톱(4-4-2) 카드를 가동해 상대 방어망을 뚫는 등 ‘플랜A’를 중심으로 전술적 유연함도 돋보였다. 최종 예선 8경기에서 무패와 함께 6경기가 무실점이다. 창과 방패 모두 수준급에 다다랐다는 평가다.
벤투 감독. 두바이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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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황 없어도 끄떡없다…경쟁 체제도 UP
이번 2연전에서는 공격의 핵심 날개인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턴)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벤투 감독은 터키 전훈기간 두 차례 평가전(아이슬란드·몰도바)에서 맹활약한 공격수 조규성을 황의조(보르도)와 투톱으로 뒀고, 조규성은 레바논과 7차전(1-0 승)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알 사드)이 경고 누적으로 시리아전에 뛰지 못했으나 역시 전훈에서 2경기 연속골을 넣은 백승호(전북)를 대체자로 내세워 완벽하게 공백을 메웠다. 어느 때보다 해외파를 위협할 ‘국내파 태극전사’가 다수 등장하면서 11월 카타르 월드컵 본선까지 선의의 경쟁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또 벤투 감독은 월드컵 본선까지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역대 A대표팀 사령탑으로는 처음으로 4년 임기를 채운다. 2018년 8월 부임 이후 보수적 선수 기용과 무리한 빌드업 축구를 표방한다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뚝심 있게 제 갈 길을 간 그는 최종 예선에서 내용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선수의 신뢰까지 얻으면서 한결 여유롭게 본선을 대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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