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흘리는 킴 메일레만스 [킴 메일레만스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벨기에의 여자 스켈레톤 선수인 킴 메일레만스(26)는 눈물을 한 바가지 쏟고 나서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선수촌에 발을 들일 수 있었다.

메일레만스는 지난달 30일 베이징 도착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지정된 호텔에 격리 조처됐다.

더 충격을 받은 것은 다음이었다.

이후 사흘 동안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메일레만스는 호텔을 떠날 때만 해도 옌칭 선수촌에 들어가는 줄 알았다.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증상이 사라지고 코로나19 검사에서 연속으로 2번 음성 반응이 나오면 선수촌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를 태운 앰뷸런스는 선수촌이 아니라 또 다른 자가격리 지정 호텔로 향했다. 악몽이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메일레만스는 절망했다.

그는 지난 2일 눈물의 동영상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이 동영상에서 메일레만스는 가쁘게 숨을 쉬고 불안감과 공포에 떨며 올림픽에 나설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게 됐다면서 연신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이 고립된 상태에서 앞으로 14일을 더 버틸 수 있을지, 올림픽 대회를 감당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애타게 도움을 요청했다.

다행히 구조 조치는 빠르게 이뤄졌다.

메일레만스가 올린 눈물 동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서 빠르게 확산하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재빨리 개입했다.

메일레만스는 동영상을 올린 지 하루 만에 옌칭 선수촌에 입성했다.

킴 메일레만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올라프 슈팔 벨기에 올림픽 선수단장은 "우리의 주된 목표는 메일레만스를 가능한 한 빨리 옌칭 선수촌으로 데려가는 것이었다"며 "이 목표가 성공적으로 달성돼 기쁘다. 우리는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필요하다는 걸 알지만 올림픽의 주인공이 선수라는 걸 잊지 않아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크리스티안 클라우 IOC 대변인은 "메일레만스가 현재 올림픽 선수촌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했다"며 "모든 노력이 성공적인 해결로 이어진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IOC는 애초 메일레만스를 옌칭 선수촌으로 옮기려고 했으나 당시 선수촌에 남은 1인실이 없었기 때문에 임시로 호텔을 배정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메일레만스는 선수촌에 들어갔지만 자유롭게 생활할 수는 없다.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1인실에 머물며 식사를 혼자 해야 하고 훈련도 혼자서 해야 한다.

하지만 메일레만스는 선수촌에 들어온 것만으로도 크게 안도했다.

그는 "적어도 난 선수촌 안에 있다"며 "훨씬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메일레만스는 첫 올림픽이었던 2018년 평창 대회에서 14위에 그쳤지만, 이번 베이징 대회에선 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올 시즌 월드컵 대회에서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최근 6차례 레이스에 5번이나 6위 안에 들며 메달 전망을 밝혔다.

여자 스켈레톤 공식 연습은 다음 주부터 시작하고, 경기는 12일부터 펼쳐진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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