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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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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눈꽃에 지핀 작은 성화…인류의 새로운 약진 가리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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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 간소하게 열려

'함께 하는 미래' 주제 온전히 전달…동심으로 운명공동체 표현

역사상 가장 작은 성화…저탄소·환경보호 실천 의지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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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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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이 세대 간 화합과 평화를 기원하는 장으로 탈바꿈했다. 아이들의 동심으로 피운 눈꽃에 희망의 불씨가 타올랐다.

'눈과 얼음의 스포츠 대제전'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4일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막을 올렸다. 아흔한 나라 선수 2900여 명이 20일까지 일곱 종목 금메달 109개를 두고 열전을 펼친다. 개회식이 열린 베이징 국립경기장은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개·폐회식과 육상·축구 경기가 열렸던 곳이다. 14년 전 개회식은 청나라 건륭제 시대부터 엄선한 메뉴로 연회석에서 냈다는 '만한전석(滿漢全席)'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웅장하고 화려했다. 공연 인원만 1만5000명에 달했다. 이번 개회식은 판이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4시간에 달했던 시간을 100분으로 줄였고, 공연 인원도 4000명으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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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는 간소화됐으나 '함께 하는 미래'라는 개회식 주제는 온전히 전달됐다. 2008년 하계올림픽에 이어 또 한 번 연출을 맡은 중국 영화계 거장 장이머우 감독이 아이들의 동심을 앞세워 동계올림픽의 이념과 문화를 효과적으로 부각했다. 압권은 눈송이로 기적을 표현한 '눈꽃' 공연. 아이들이 아흔한 나라 선수단을 인도했던 눈송이 형태의 플래카드를 하나로 연결해 올리브 가지 형태의 커다란 눈꽃을 만들어냈다. 인류의 운명공동체를 의미하는 성화대(聖火臺)였다.

성화는 1950년대생인 중국의 스피드스케이팅 영웅 자오웨이창과 1960년대생인 쇼트트랙 영웅 리옌, 1970년대 쇼트트랙 영웅 양양A, 1980년대생 육상 선수 쑤빙텐, 1990년대생 쇼트트랙 스타 저우양을 차례로 거쳐 2001년생 동갑내기인 디니걸 이라무장(크로스컨트리스키)과 자우자원(노르딕복합)에게 전달됐다. 두 선수는 리프트를 타고 눈꽃 사이로 올라가 성화봉을 그대로 조형물에 꽂았다. 역대 가장 작은 성화였다. 눈꽃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세계 인류의 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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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지만 의미 깊은 점화와 성화대에는 후손에게 하나뿐인 지구를 깨끗하고 아름답게 물려주자는 의지가 담겨 있다. 장이머우 감독은 앞서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번 점화 방식과 성화대는 올림픽사에 없던 전복(顚覆)적인 방식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저탄소·환경보호 이념을 실천하기 위해 가장 대담한 설계와 변혁을 했다"고 말했다. 기존 방식의 성화대는 대회 기간 내내 불타오르려면 상당한 양의 가스를 계속 공급받아야 한다. 이번 성화대는 그럴 필요가 없다. 역사상 규모는 가장 작지만, 인류의 새로운 약진을 가리키고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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