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작은 성화…"저탄소와 친환경 약속 실천"
[올림픽] 최종 성화 주자는 디니걸 이라무장과 자오자원 |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을 연출한 장이머우(張藝謨) 감독이 파격적인 성화 점화 방식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장이머우 감독은 전날 열린 개회식의 성화 점화와 관련해 "혁신적인 세리머니였다"고 자평했다.
전날 개회식에선 기존의 올림픽 성화 점화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 연출돼 눈길을 끌었다.
성화의 최종 점화를 맡은 중국 노르딕 복합 국가대표 자오자원(21)과 크로스컨트리 대표 디니거 이라무장(21)은 거대한 눈꽃 송이 모형의 가운데 설치된 안치대에 성화봉을 끼워 넣는 것으로 성화 최종 점화를 마쳤다.
성화 불꽃이 확 타오르는 장면도 없이 성화봉이 그대로 성화대 가운데 안치된 수준으로 성화 최종 점화가 끝나자, 이를 지켜본 전 세계 TV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허무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체조영웅 리닝이 최종 점화자로 나서 와이어에 몸을 묶고 하늘을 나는 압도적이고 놀라운 볼거리를 보여줬다.
당시에도 개회식 총연출은 장이머우 감독이 맡았다.
많은 사람이 그때와 같은 웅장하고 화려한 퍼포먼스를 기대했지만, 장이머우 감독은 예상을 깨고 올림픽 역사상 가장 작은 성화를 택했다.
이에 대해 장이머우는 "연약한 불꽃은 인간의 단결과 본연의 열망을 반영한 것"이라며 "성화와 점화 방식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지만, 이것이 혁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작은 불꽃이 대초원의 불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것이야말로 인간 본연의 열망이자 올림픽 정신"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유명 영화감독이기도 한 장이머우는 또 작은 성화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강조한 '친환경 올림픽' 정신과도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저탄소 올림픽을 실천하기 위해 대회 기간 내내 커다란 성화가 활활 타오르는 관례를 깼다는 뜻이다.
장이머우는 "'그린 올림픽'을 개최하겠다고 약속한 중국 정부와 함께 저탄소와 환경친화적인 아이디어를 전달한 것"이라고 밝혔다.
장이머우는 또 성화가 놓인 거대한 눈송이 모양의 안치대 디자인과 관련해서도 전 세계가 단결해 성화를 지켜내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거대한 눈송이는 91개의 국가와 지역을 의미하는 91개의 작은 조각들로 이뤄졌다"며 "이는 마치 전 세계가 조심스럽게 성화를 보호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장이머우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시각적으로 볼품없었다'는 등의 부정적 반응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 총연출자 장이머우 |
hyu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