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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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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 판정' 쇼트트랙, '중국몽'에 오염되는 베이징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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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황당 판정', 황대헌 이준서 어이없는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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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몽'에 오염된 2022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잇따라 심판의 '황당 판정'이 이어지고 있다. 남자 1000m 준결선 2조 경기에서 2위의 성적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한국의 이준서가 두 손을 들고 기뻐하고 있지만 이어진 심판판정에서 페널티로 탈락했다./베이징=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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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박순규 기자] 결국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바람만 불어도 실격될 수 있다"는 곽윤기의 말은 현실이 됐다. 어처구니없는 심판 판정은 유독 중국에만 유리하게 작용했고, 앞서 달리는 타국 선수들은 잇따른 페널티로 레이스를 멈춰야하는 올림픽 최악의 오점으로 기록되고 있다. 정정당당한 스포츠를 통한 세계 평화 기여를 기치로 내건 올림픽 정신은 베이징 빙상장의 쓰레기통에 처박히고, 최소한의 눈치마저 무시하는 행태가 선수들의 페어플레이 정신을 괴롭히고 있다.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500m와 여자1000m 경기는 올림픽 사상 최악의 오염된 판정으로 남게 됐다. 남자 쇼트트랙 1000m 준결선에 나선 유력 메달 후보 한국의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는 1,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황당한 심판 판정으로 결선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 선수뿐만 아니다. 결선에선 헝가리 역시 심판 판정의 희생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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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1000m 준준결선에서 중국 선수의 스케이트날에 왼쪽 손을 다친 박장혁./베이징=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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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헌은 준결선 1조 경기에서 세 번째로 달리다 1, 2위를 달리던 중국의 런쯔웨이, 리원룽 선수를 인코스로 한번에 제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를 생중계하던 국내방송사는 곧바로 '황대헌 결선 진출'을 자막으로 알렸다. 일부 매체는 속보로 결선행을 알리기도 했다. 그런데 경기가 끝난 뒤 심판진은 황대헌이 추월 과정에서 뒤늦게 레인 변경을 했다며 그를 실격 처리했다.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현장에서 경기를 중계하던 SBS 배성재 캐스터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으며 박승희 해설위원 또한 "이건 말이 안 된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그만큼 황대헌의 레이스는 깔끔했고, 누가 보기에도 별 문제가 없는 1위 레이스였다. 다만 문제라면 같은 조에 중국 선수가 있었다는 것이었다. 경기 규칙은 탈락한 중국 선수를 위해서만 존재하는지 의문이 드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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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박장혁 선수(오른쪽)가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준결승전 1조 경기에서 피에트로 시게 선수와 충돌해 쓰러지고 있다. /베이징=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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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경기에 출전한 이준서는 안정적인 인코스 추월로 여유롭게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심판진은 황대헌에 이어 이준서까지 실격 처리했다. 이준서가 레인을 바꾸며 헝가리의 류 샤오린을 건드렸다는 이유였다. 이준서의 실격으로 중국의 우다이징이 결승에 진출했다. 준준결선을 통과한 박장혁 선수는 넘어지며 입은 손목 부상으로 나머지 경기를 기권했다. 결국 한국은 3명이 준준결선에 올라 어이없는 심판 판정에 희생되며 단 한 명도 결선에 오르지 못 하는 악몽의 밤을 보냈다.

중국 선수에게 유리한 판정은 결국 그들의 굳은 의지대로 금메달이란 성과를 낳았다. 결선에선 헝가리 류 사오린이 심판의 판정에 실격을 당해 금메달을 눈앞에서 놓쳤다. 1분26초74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심판진은 그가 경기 도중 반칙을 범했다고 봤다. 결국 금메달은 중국의 런쯔웨이가 가져갔다. 은메달은 중국의 리원룽이 차지했다. 중국은 경기에서 지고도 판정이란 무소불위의 칼을 휘둘러 금메달과 은메달을 가져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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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선수 2명을 추월한 황대헌이 질주하고 있다. 황대헌도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이어진 심판판정에서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베이징=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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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게 유리한 심판 판정은 이날 여자 500m에서도 이어졌다. 중국 쇼트트랙 여자대표팀 '반칙왕' 판커신이 경기 도중 손으로 블록(퍽)을 밀어 상대 선수를 넘어뜨리는 황당한 상황이 포착됐는 데도 심판진은 못 본 척했다. 황대헌 이준서 등 한국 선수들에겐 이해하지 못할 페널티 판정을 내렸던 심판진은 아무런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판커신은 쇼트트랙 여자 500m 준준결선 1조에서 결승선을 앞둔 마지막 곡선주로에서 2위를 달리던 캐나다 앨리슨 샤를과 3위 캐나다의 플로렌스 브루넬을 제치기 위해 무리한 몸싸움을 펼치다 왼손으로 주로의 경계를 나타내는 검은색 블록을 밀치며 넘어졌지만 결국 준결선에 올랐다.

역대급 편파 판정 릴레이가 이어지자 일본 언론도 의아함을 드러냈다. 일본 스포츠신치는 "준결선, 결선에서 자꾸 상위권 선수들이 사라졌다"라며 중국과 상대하는 선수에게 실격이 잇따른 점에 의문을 나타냈다. 도쿄스포츠는 "중국 선수를 향한 구제 조치가 계속해서 일어났다"라며 비단 남자 1000m 결선뿐만 아니라 이날 모든 경기에 걸쳐 일어난 중국을 향한 심판구제 조치를 꼬집었다.

"체육이 강하면 중국이 강하고, 국운이 흥하면 체육이 흥한다." 중국은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노골적으로 시진핑 주석이 주창한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의미하는 중국몽(中國夢)의 발톱을 드러냈다. 올가을 당대회에서 3연임을 통한 시 주석의 장기 집권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활용하는 것은 아닌지, 스포츠가 정치의 수단으로 오염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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