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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굿바이 프리쉐·임남규…한국 루지 '포스트 평창 시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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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매 3종목 중 가장 예민해 '조기교육' 중요…루지연맹 '유망주 육성' 공들여

연합뉴스

아일린 프리쉐(왼쪽)-임남규
(베이징 AFP=연합뉴스) 10일 중국 베이징 옌칭의 국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루지 팀 릴레이(계주)에서 한국 대표팀의 아일린 프리쉐와 임남규가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여자 1인승 아일린 프리쉐, 남자 1인승 임남규, 남자 2인승 박진용-조정명 조로 이뤄진 한국 루지 대표팀은 계주에 참여한 14개 팀 중 13위에 자리했다. 2022.2.11 leekm@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부상 투혼으로 한국 루지를 올림픽 무대로 견인한 남녀 간판선수들이 나란히 현역에서 물러났다.

한국 루지 대표팀은 10일 팀 릴레이(계주)를 끝으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경기 일정을 마무리했다.

대표팀의 일원으로 여자 1인승에 출전한 독일 출신의 귀화 선수 아일린 프리쉐(30·경기도청)와 남자 1인승의 임남규(33·경기도루지경기연맹)에게 계주 경기는 생애 마지막 슬라이딩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두 선수 모두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대한루지경기연맹은 1인승 '쌍두마차'인 프리쉐와 임남규가 좀 더 함께 달려주기를 바라지만, 이들을 붙잡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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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투혼' 임남규…루지 남자 싱글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이들이 얼마나 자신을 뜨겁게 불살랐는지를 알기 때문이다.

프리쉐는 3년 전 월드컵 대회에서 훈련 주행 중 썰매가 뒤집혀 손뼈와 꼬리뼈가 부러지는 큰 사고를 당했다.

그런데도 프리쉐는 베이징을 향해 질주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연습 주행 중에도 왼손을 다쳤지만, 끝까지 경기 일정을 소화했다.

임남규의 올림픽 준비 과정은 더 극적이다.

그는 지난해 말 독일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에서 뼈가 보일 정도로 정강이 살이 깊게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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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 루지 팀 계주 경기 펼치는 박진용-조정명
(베이징 EPA=연합뉴스) 10일 중국 베이징 옌칭의 국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루지 팀 릴레이(계주)에서 한국 대표팀의 박진용-조정명 조가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여자 1인승 아일린 프리쉐, 남자 1인승 임남규, 남자 2인승 박진용-조정명 조로 이뤄진 한국 루지 대표팀은 계주에 참가한 14개 팀 중 13위에 자리했다. 2022.2.11 leekm@yna.co.kr


그러나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 귀국 사흘 만에 다시 유럽으로 복귀, 불굴의 투지로 남은 월드컵 일정을 소화했다.

임남규 덕에 한국 루지는 3회 연속 올림픽 전 종목 출전 기록을 이어갈 수 있었다.

프리쉐와 임남규가 현역에서 물러나는 가운데, 2014년 소치 대회부터 뛴 남자 2인승 조정명(29·강원도청)과 박진용(29·경기도청)도 나이가 어리지 않다.

이들이 4년 뒤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에서도 트랙을 누빌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이들은 한국 루지가 평창 대회를 목표로 키운 선수들이다.

이제 이들의 뒤를 이을 '포스트 평창 세대' 육성이 화두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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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종목 싹쓸이 성공한 독일 루지 대표팀
[로이터=연합뉴스]


날 앞의 휜 부위인 '쿠펜'을 다리로 미는 방식으로 미세하게 조종할 수 있는 루지는 썰매 3종목 중 가장 예민한 종목이다.

썰매를 밀면서 시작하는 봅슬레이·스켈레톤과 달리 썰매에 탄 채로 스타트하기 때문에 주행 능력이 성적에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그래서 '조기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독일의 국가대표급 선수들은 대부분 대여섯 살에 루지에 입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루지연맹은 유망주들의 썰매 주행 실력뿐 아니라 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슬라이딩에 이상적인 체형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까지 분석해 주니어 대표 선수를 선발한다.

풍부한 선수 풀을 갖춘 독일은 이번 대회에서 8년 만에 4종목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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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금메달 싹쓸이 한 독일 루지 대표팀
[신화=연합뉴스]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나온 루지 금메달 52개 중 38개를 독일(분단 시절 포함)이 가져갔다.

한국 선수들은 독일 선수들보다 훨씬 늦은 나이에 루지를 접했다. 임남규의 경우 스물네 살에 루지를 처음 시작했다.

루지연맹은 '루지 새싹'을 여럿 키우는 게 한국 루지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선결과제라고 보고 유망주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임남규의 뒤를 이을 대표팀의 김경록, 권오민(이상 19·상지대관령고)은 연맹의 육성 프로그램 속에서 중학교 2학년 때 루지를 시작했다.

이경영 사무처장은 "한국 루지는 유럽처럼 루지가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거나 클럽팀이 존재하지도 않는 열악한 현실 속에서도 올림픽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왔다"면서 "더 많은 관심과 지원 속에 한국 루지는 더 빠르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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