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 IOC 등 이의 신청 기각
15일 열리는 여자 싱글 출전길 열려
압도적 기량 뽐내는 러시아 '피겨 스타'
금지약물 양성 반응 공식 확인되면서 명성 '흔들'
15일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개인전 출전이 가능해진 카밀라 발리예바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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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도핑 의혹에 휩싸여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퇴출 여부가 거론된 러시아 여자 피겨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16)가 극적으로 회생했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발리예바에 대한 자격 정지 처분을 내릴 필요 없다고 판결하면서 15일 열릴 예정인 개인전에 참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가 발리예바의 징계를 철회한 것과 관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등이 제기한 이의 신청을 14일 기각했다.
앞서 RUSADA는 지난 8일 발리예바의 샘플에서 양성 판정이 나온 검사 결과를 받은 뒤, 자동으로 임시출전정지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다음날(9일) 발리예바 측의 항소를 받아들여 징계를 철회했다.
이에 대해 IOC, WADA, ISU 등이 반대해 CAS에 항소했지만, RUSADA의 징계 철회 결정을 뒤집지 못했다.
CAS는 △발리예바가 만 16세 이하 보호선수에 해당하는 점 △도핑 양성 반응 통보가 너무 늦어 선수 측이 법적 조치를 할 시간이 없었다는 점 등을 감안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발리예바는 15일 열리는 여자 피겨 스케이팅 개인전에 출전할 기회를 얻게 됐다.
발리예바는 러시아의 '피겨 스타'로 손꼽힌다. 지난 2006년 4월26일 러시아 연방 타타르스탄 공화국 수도 카잔에서 탄생한 그는 지난 2020년 세계 주니어 선수권 대회, 2020-21년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하면서 혜성처럼 출연했다.
주니어 선수 이후 시니어 데뷔 무대였던 지난해 10월 'ISU 챌린저 시리즈 2021 CS 핀란디아 트로피'에서는 총점 249.24점을 기록,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 이후 불과 20여일 만에 열린 'ISU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는 총점 265.08점을 받아 다시 한번 세계 신기록을 세우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 인근 피겨스케이팅 훈련장에서 공식훈련을 하고 있는 발리예바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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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예바의 기량은 독보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그는 일부 남자 선수들의 전유물이라 불렸던 '쿼드러플(공중 4회전) 점프' 등 고난도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해 심사위원들을 압도했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도 발리예바의 활약에 대한 대중들의 기대감이 높았다.
실제로 그는 지난 6일 열린 피겨 단체전(팀 이벤트)에서도 '무결점 연기'를 유감없이 펼쳐 러시아의 금메달 확보에 크게 기여했다. 당시 경기에서 기술 점수 51.67점, 예술점수 38.51점으로 총점 90.18점을 기록했다. 세계 2위 기록인 히구치 와카바와 15점가량의 격차를 벌린 것이다.
그러나 지난 11일, 그의 샘플에서 금지 약물인 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공식 확인되면서 발리예바의 명성도 흔들리고 있는 상태다.
트리메타지딘은 협심증 증상을 치료하는 약의 성분으로, 혈류를 증진하고 흥분제로 작용할 수 있어 지난 2014년부터 금지 약물로 분류됐다.
이 샘플은 지난해 12월25일, 러시아선수권대회가 열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채취됐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결과는 베이징올림픽 피겨 단체전에서 러시아가 1위를 한 바로 다음날인 지난 8일 나왔다. 이 때문에 금메달 시상식도 연기된 상태다.
한편 러시아 선수들이 도핑 의혹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당시, 정부 차원에서 주도한 도핑 스캔들이 적발되면서 세계적인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로 인해 IOC와 WADA로부터 제재를 받아, 러시아 국가대표는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이름으로 뛰고 있다.
국가 단위의 제재는 지난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이후 잠시 풀렸으나, 2019년 재차 도핑 샘플 데이터 조작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재차 강화됐다. 결국 러시아는 이번 동계올림픽에 이어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까지 자국 이름을 쓸 수 없는 상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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