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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 '올림픽'

[기자의눈] 원칙과 공정이 흔들리면 올림픽은 의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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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예바, 도핑 논란에도 피겨 싱글 정상 출전

건강한 선수들 노력 수포로…메달 가치도↓

뉴스1

금지 약물을 복용해 논란에 휩싸인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14일 중국 베이징 피겨트레이닝홀에서 훈련을 마친 뒤 웃으며 이동하고 있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결정에 따라 발리예바는 오는 15일 피겨 쇼트프로그램에 예정대로 출전한다. 2022.2.1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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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뉴스1) 김도용 기자 = 스포츠의 가치는 '정정당당' 아래서 빛난다.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룰 안에서만 땀의 결실이 인정받기에 스포츠는 오랜 시간 인류의 사랑을 받았고 지금도 함께 하고 있다.

그 원칙과 공정함이 가장 요구되는 스포츠 이벤트가 바로 올림픽이다. 미국이나 러시아, 중국이나 독일 대표와 아시아나 아프리카 약소국 대표가 서로 다른 조건에서 겨루는 게 아니다. 같은 배경 위에서 건강하게 경쟁하고 그 결과를 인정하는 것, 이것이 올림픽의 기본 가치다. 반대로 이것이 지켜지지 않는 스포츠는, 올림픽은 의미 없다.

그런 측면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실망스러운 대회다. 대회 초반 쇼트트랙 종목에서의 편파 판정 논란이 많은 실망감을 안기더니 이젠 도핑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만 15세 10개월에 불과한 피겨 요정 카밀라 발리예바의 도핑 소식이 전해졌다. 또 러시아가 문제다. 발리예바가 올림픽 개회 전 실시한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됐다는 게 요지다. 이미 올림픽 출전 자격이 없는 발리예바이지만 그는 미소를 지으며 15일 밤 피겨 쇼트 프로그램을 준비해왔다.

발리예바의 출전이 결정되며 지난 4년 동안 한눈 팔지 않고 올림픽이라는 무대만 바라본 수많은 선수들은 허탈감에 빠졌다. 스포츠라는 틀 안에서 공정한 경쟁을 펼치기 위해 인내하며 흘린 땀과 눈물은 어리섞은 노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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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밀라 발리예바가 13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 인근 피겨연습장에서 훈련 중 넘어지고 있다. 도핑 위반 사실에도 발리예바의 동계 올림픽 출전을 계속 허용해 준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 결정과 관련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 화상청문회가 이날 오후 8시30분 열린다. 2022.2.1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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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여왕' 김연아는 자신의 SNS를 통해 "원칙은 예외 없이 지켜져야 한다. 모든 선수의 노력과 꿈은 똑같이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모든 이들이 같은 생각이다.

원칙과 공정이 흔들리며 올림픽에 대한 불신의 시선도 커지게 됐다. 성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들이 묵과된다면 전 세계인의 축제는 빛을 잃게 된다.

당연히 올림픽 메달의 가치도 떨어진다. 그동안 선수들은 "올림픽 메달은 하늘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우러러봤는데 이젠 심판이 결정하고 약물이 판가름 한다는 빈정이 나오고 있다.

아쉬운대로, IOC는 스포츠와 올림픽의 가치를 훼손한 ROC와 발리예바를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이미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ROC에 금메달을 전달하지 않고 추후 상황을 지켜 보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발리예바를 여자 싱글에서 아예 없는 선수 취급하겠다는 방침이다. 발리예바가 쇼트프로그램 24위 안에 들면 당초 24위에게 주어질 프리스케이팅 출전권을 상위 25명에게 줄 방침이다. 발리예바가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면 경기 다음날 진행 예정인 메달 세리머니는 물론, 경기 직후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시상식도 진행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아직 올림픽이 진행 중이기에 IOC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이라는 목소리다. 그러나 대회가 모두 마무리된 뒤에는 더욱 강력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한 번 무너진 가치는 다시 쌓기 어렵다. 잘하면 다 용서되는 올림픽을 보고 싶진 않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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