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프스타일 등 일관성 없는 채점·오심 속출하자 불만 폭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키 스노보드에서 판정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일관성 없는 채점, 결정적 오심에 선수들은 “질렸다”고 고개를 흔든다.
가장 논란이 된 오심은 지난주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에서 나왔다. 금메달을 딴 맥스 패럿(캐나다)이 공중동작에서 보드를 손으로 완벽하게 잡았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TV중계 화면으로는 무릎을 잡고 넘어간 것으로 나왔다. 그가 여기서 감점을 받았다면 금메달은 쑤이밍(중국)의 몫이었다.
동메달을 딴 마크 맥모리스(캐나다)는 패럿의 실수와 자신의 연기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점을 항의하며 금메달은 자신의 것이라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패럿도 실수를 인정했고 국제스키연맹(FIS)도 오심을 확인했지만 바뀐 것은 없었다.
지난 14일 열린 스노보드 남자 빅에어 예선에서는 똑같은 기술에 점수가 다르게 매겨졌다는 논란이 나왔다. 미국 대표 레드 제라드는 “내가 한 스위치 백사이드 1620이 75.50점을 받았는데, 같은 기술을 한 맥모리스는 81.50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같은 기술에서 6점 차가 난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일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점수를 후하게 받은 패럿이 우승한 슬로프스타일에서 아쉽게 4위를 차지한 제라드로서는 또 한 번 채점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을 수 없었다.
하프파이프에서는 히라노 아유무(일본)가 지금껏 누구도 보여주지 못한 획기적인 기술을 성공하고도 너무 낮은 점수를 받아 논란이 됐다. 다행히 히라노는 3차 시기에서 같은 기술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더 높은 점수를 받으며 금메달로 보상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FIS 스노보드 채점 관계자는 웹사이트를 통해 심판들은 선수들의 기술을 면밀히 들여다볼 리플레이 영상을 제공받지 못한다고 고백했다. 선수들은 “심판들의 수준이 더 높아져야 하고, FIS로부터 더 많은 슬로모션 영상분석 기회를 제공받아야 한다”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다른 종목 선수들이 강풍 등 악조건 속에서 경기를 멈춘 반면 스노보드 선수들은 위험한 환경에서 플레이를 강행해야 했다며 FIS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다른 스키 종목과 달리 스노보드는 리그가 없다. FIS가 우리에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FIS는 14일 빅에어에서 나온 판정 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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