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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NOW]약물 의혹에 젖은 눈물 흘리다 웃다가…발리예바 '연기 대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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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베이징, 이성필 기자] 울다가 웃다가,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이 열린다면 대상을 받아도 될 카밀라 발리예바(16,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180도 표정 변화다.

발리예바는 16일 중국 베이징의 캐피탈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을 하루 앞두고 훈련에 나섰다. 유영(18, 수리고)이 같은 조에 속하면서 자연스럽게 연습 훈련이 겹쳤다.

전날(15일)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악셀을 성공하지 못했지만, 수준 높은 기술을 구사하며 82.16점으로 1위에 올랐던 발리예바다.

하지만, 약물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이런 기술들은 모두 의심받게 됐다. 이날 오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번 대회 발리예바의 기록 뒤에 별표(*)를 명기해 즉시 인정되는 것이 아님을 알렸다. '잠정적'인 것으로 약물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기록은 무효가 된다.

러시아 방송 스포르트원과의 인터뷰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던 발리예바지만, 시선은 차갑다. '피겨 여왕' 김연아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도핑 규정을 위반한 선수는 경기에 나설 수 없다. 그 원칙엔 어떤 예외도 없다.모든 선수의 노력과 꿈은 똑같이 소중하다"라는 글을 남겼다. 발리예바를 직접적으로 지칭하지 않았지만, 도핑 파문이 번질 시점의 글이라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이날 훈련에서 발리예바는 쇼트프로그램에서 실패했던 트리플 악셀 점프를 중심으로 연기에 몰두했다. 자신의 프로그램 배경음악에 맞춰 과감한 점프를 시도했고 성공했다. 점프 높이나 탄력, 스핀의 회전수 등은 분명 정상급 선수였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았다. 쇼트프로그램 연습 당시에도 넘어지기를 다반사였다. 프리스케이팅은 조금 달랐지만, 점프 도약을 하다 돌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링크 외곽으로 활주하는 유영에게 다가서다 부딪힐 위험이 있었을 정도로 자기 연기 연습에만 집중했다.

전 세계 언론을 상대로 자신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발리예바디. 쇼트프로그램이 끝난 뒤 자신에 대한 관심이 부담스러웠는지 눈물을 쏟았던 발리예바는 이날도 코치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통과했지만, 특별한 의사를 표현하지 않고 나갔다.

대신 마스크를 쓰고 나가면서도 환하게 웃는 표정을 지었다.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러웠지만, 딱히 할 말이 없었는지 그대로 돌아 나갔다. 누가 시킨 것처럼 웃는 것이 경직됨 그 자체였다.

이후 안나 셰르바코바, 알렉산드라 트루소바 등 러시아 올림픽위원회(ROC) 소속들 선수들 모두 한결같이 웃으며 나갔다. 마치 웃어야 하는 시나리오가 있는 것처럼 훈련을 끝내고 돌아갔다.

발리예바 직전 조에서 훈련을 했던 김예림(19, 수리고)는 "굳이 말한다면 같은 선수로서 같은 경기를 뛰는 선수로서 하나로 표현하기 힘든 것 같다. 마음이 이렇다 하기에는 조금 복잡하다고 해야하나 그런 것 같다"라며 발리예바가 피겨의 명예를 떨어트린 것에 대한 생각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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