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빈이 1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준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2022.2.1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베이징=뉴스1) 김도용 기자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 올랐으나 메달을 따지 못한 이유빈(연세대)이 친오빠(이준서) 얘기에 눈물을 쏟았다.

이유빈은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18초84의 기록으로 7명 중 6위로 골인했다.

두 번의 올림픽에서 계주 메달 2개만 따낸 이유빈은 개인전 첫 메달 획득을 노렸으나 아쉽게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2021-22시즌 1500m 세계 랭킹 1위인 이유빈은 경기 초반 한때 1위로 나서기도 했으나 레이스 중반 다소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며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이유빈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였다. 특히 해군에서 군 복무 중인 오빠와의 세리머니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을 표시했다.

이유빈은 "오빠가 군대에서 연락하기도 힘든데, 나한테 힘내라며 응원해줘서 고맙다"며 "내가 메달 세리머니로 거수 경례를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하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고 눈물을 쏟았다.

이유빈은 당초 계주 멤버로 분류됐으나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 1위였던 심석희(서울시청)가 자격정지 징계로 이탈하면서 갑작스럽게 개인전을 준비하게 됐다.

2018 평창 대회에서 계주에만 나섰던 이유빈은 이번에 처음으로 개인전에 나섰다. 다만 500m와 1000m, 1500m 모두 메달은 따지 못했다.

이유빈은 "1500m 종목에 대해 국민들과 팬들, 가족들의 기대가 컸는데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서 실망스럽고 죄송하기도 하다"며 "그래도 끝까지 부상 없이 좋은 레이스를 펼친 것에 감사하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부담이 컸는데 어쨌든 끝났으니 안도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유빈과 김아랑이 1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준결승에서 역주를 펼치고 있다. 2022.2.1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어 "갑자기 뛰게 된 첫 개인전이 좋은 공부가 됐다. 선수로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큰 걸음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결승 경기에 대해선 "최대한 선두에서 레이스를 펼치려고 했는데 경기 중반 중국 선수(한위팅)가 앞으로 치고 나가면서 체력을 소모했다"며 "(준준결승을 통과한 뒤) 준결승을 1조에서 급하게 경기했는데 체력이 떨어졌다. 그러다 보니 (결승에서) 레이스가 안 풀렸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1500m 금메달을 딴 선배 최민정(성남시청)에 대해선 "(최)민정 언니가 500m 준준결승에서 아이스 문제로 넘어졌다. 이후 경기에서 이를 두려워할 법도 한데 계속 노력하더니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런 점이 대단하고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이제 만 20세에 불과한 이유빈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이유빈은 "나는 평창 대회에선 계주만 뛰었고 베이징 대회에선 두 번(1000m·1500m) 개인전 결승까지 올랐다"며 "4년 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선수들과 내가 메달을 놓고 겨뤘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이 선수들과 다시 만나 이기고 싶다"고 메달 욕심을 드러냈다.

이제 모든 대회 일정을 마친 이유빈은 "대회 내내 잠을 잘 못 잤다. 자꾸 새벽에 깼다"며 "너무 자서 허리가 아플 정도로 늦잠을 자고 싶다"고 웃었다.
eggod6112@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