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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라스트댄스' 곽윤기, 마지막까지 해피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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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곽윤기가 시상대에 오르며 BTS의 ‘다이너마이트’ 댄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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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쇼트트랙 남자대표팀의 ‘맏형’ 곽윤기(33·고양시청)의 ‘라스트댄스’는 해피엔딩이었다.

곽윤기는 대표팀 후배 황대헌(강원도청), 이준서(한국체대), 박장혁(스포츠토토)과 함께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결승에 출전해 캐나다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계주에서 메달을 딴 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은메달 이후 12년 만이다. 준결승에서 함께 뛴 김동욱(스포츠토토)도 함께 시상대에 올랐다.

18살때 처음 태극마크를 단 뒤 15년 동안 대표팀에서 꾸준히 활약해온 곽윤기에게 이번 베이징 올림픽은 자신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올림픽이었다. 이날 계주 결승전을 앞두고 개인 유튜브 ‘꽉잡아윤기’를 통해 올림픽을 떠나보내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곽윤기는 영상을 통해 “평창 때도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얘기를 했었는데, 이제 정말 마지막 올림픽이다”며 “이제 스케이트 인생에 마침표를 찍게 될 텐데 유종의 미를 잘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곽윤기의 바람처럼 대표팀은 멋진 레이스를 펼친 끝에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록 원했던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값진 결과였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이호석, 이정수, 성시백, 김승일과 함께 일궈낸 계주 은메달을 합작했던 곽윤기는 12년 만에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 메달을 일궈냈다. 뜨거운 열정과 꾸준한 자기관리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결과였다.

곽윤기는 대표팀 선발전 4위로 상위 3위까지 주어지는 개인전 출전권은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계주에서 쟁쟁한 후배들을 제치고 마지막 주자의 중책을 맡았다. 팀의 운명을 책임지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었다.

곽윤기의 레이스는 계주 준결승에서 특히 빛났다. 마지막 바퀴까지 뒤로 처진 상황에서 결승선을 앞두고 안쪽으로 파고드는 놀라운 기술을 발휘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곽윤기의 극적인 추월이 없었다면 은메달은 커녕 결승 진출도 불가능했다.

결승에선 캐나다의 스피드가 워낙 빠르다보니 따라잡기 쉽지 않았다. 그래도 곽윤기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질주를 이어갔다.

곽윤기는 대회 전 “마지막 주자는 힘들다. 후배들에게 부담주는 것보단 내가 맡는 게 낫다”고 말했다. 자신의 말처럼 이번 대회에서 마지막 주자로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곽윤기는 결승전을 마친 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꼭 따고 싶었는데 기대만큼 못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크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중간에 위기가 있었지만 끝까지 해준 후배들이 자랑스럽고 뿌듯하다”며 “5000만 국민들과 함게 뛴다는 마음으로 뛰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곽윤기는 이번 대회 내내 화제의 중심에 섰다. 대표팀 동료 김아랑과 함께 올림픽 개회식 한국 기수로 나선 곽윤기는 분홍색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익살스런 등장 세리머니를 펼쳐 큰 재미를 줬다.

후배들을 대신해 거침없는 ‘사이다’ 입담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대회 초반 중국 선수들이 판정 논란 끝에 쇼트트랙 혼성 계주 금메달을 따내자 “중국이 아니었다면 결승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윤기의 발언은 국내언론은 물론 외신에서도 주목할 정도였다.

대회 기간 내내 곽윤기의 일거수일투족은 주목을 끌었다.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에 다양한 현장 영상을 올리며 팬들과 소통을 이어갔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곽윤기의 따뜻한 리더십을 중심으로 하나가 돼 똘똘 뭉쳤다. 대회 초반 불운으로 우울했던 대표팀 분위기에 해피 바이러스를 주입했다. 그 덕분에 대표팀 선수들은 끝까지 하나가 될 수 있었다.

곽윤기는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경기를 마치고 시상대에 오를 때에도 넘치는 끼를 주체하지 못했다. 인터뷰에선 아쉬움을 나타냈지만 시상식에선 미소가 가득했다.

12년 전 밴쿠버 대회 계주 시상식에서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시건방춤’을 춰 큰 웃음을 선물했던 곽윤기는 이번에는 BTS의 ‘다이너마이트’ 댄스로 분위기를 띄웠다. 뒤에서 이를 지켜본 동생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렇게 곽윤기는 자신과 후배들에게 잊을 수 없는 올림픽 추억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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