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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전이경→진선유→최민정, ‘여제’ 계보가 완성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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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최민정이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500m 결승에서 1위로 통과한 뒤 태극기를 두르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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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재호 기자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최민정(24)은 이른바 ‘쇼트트랙 여제’ 계보를 잇는 선두주자로 우뚝 섰다. 이 자리에서 서기까지 상당한 마음고생을 겪는 등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최민정은 기량과 올림픽 메달 수에서 이 종목 전설로 평가받는 전이경(46)·진선유(34)에 뒤지지 않게 됐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를 추가해 최민정이 목에 건 총 메달 수는 5개로 늘었다. 그는 평창에서 여자 1500m·3000m 계주를 제패해 2관왕에 올랐고 베이징에서도 여자 1500m 금메달 및 1000m·3000m 계주 은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최민정은 전이경·박승희(30)·이승훈(34)과 함께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전이경의 경우 1994년 릴리함메르 동계올림픽 여자 1000m·3000m 계주 금메달을 얻었고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다시 같은 종목 금메달 2개와 여자 500m 동메달을 보탰다.

압도적인 레이스 스타일에서는 진선유를 빼닮았다. 진선유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첫 번째 경기였던 500m에서 부진했지만 이어진 1500m·3000m 계주·1000m에서 우승하며 무려 세 개의 금메달을 독식했다. 당시 팬들이 더욱 열광했던 건 진선유의 스케이팅 스타일 때문이다. 압도적인 힘과 스피드로 바깥쪽을 훌쩍 치고 나가 상대를 멀찍이 따돌리던 괴력의 레이스는 시원함을 선사했다. 이런 화끈한 스타일이 최민정을 떠올린다. 실제 최민정은 자신의 롤모델로 진선유를 첫 손에 꼽는 선수다.

하지만 이 자리에 오기까지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평창에서 3관왕을 노렸던 1000m 결승 당시 대표팀 동료 심석희(25)와 충돌해 넘어진 일은 이후 뜻하지 않게 커다란 논란의 중심에 선다. 심석희가 고의로 최민정과 충돌했다는 의혹이 코치와 주고받은 사적인 문자메시지를 통해 불거지면서다. 게다가 심석희는 최민정 등을 험담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최민정은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겪어야 했다. 한동안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 증세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올림픽이 불과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힘든 시기에 부상도 겹쳤다. 최민정은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두 차례나 상대 선수와 충돌하며 넘어져 무릎과 발목을 다쳤다.

불운은 이번 대회 초반까지 이어졌다. 신설된 2000m 혼성 계주 예선에서 박장혁(24)이 넘어지는 실수로 예선 탈락했다. 여자 500m 준준결승에서는 두 바퀴를 남기고 스스로 미끄러졌다. 이런 탓에 1000m 은메달을 따고는 그동안의 마음고생에 펑펑 눈물을 쏟았다.

결과적으로 고진감래다. 마침내 최민정은 활짝 웃을 수 있게 됐다. 그는 “역시 올림픽답게 생각 이상으로 힘들었다”며 “여러 가지 생각하고 신경 쓸 게 많았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한계를 얼마나 더 넘어설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대회 초반 잘 안 풀렸을 때 당황하지 않고 최대한 경기를 침착하게 풀어가 막판에 좋은 결과를 낸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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