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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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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 발리예바 '상처뿐인 올림픽'과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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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도핑논란'의 중심에 선 발리예바가 결국 부담감을 이기지 못했다.

카밀라 발리예바(16·ROC)는 17일(한국시간)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가장 마지막 순서인 25번째로 출전했다. 그러나 기술점수(TES) 71.31점과 예술점수(PCS) 70.62점을 얻어 총 141.93점을 기록, 4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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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펼치는 발리예바. [사진= 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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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펼친 발리예바. [사진= 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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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난 15일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4.51점, 예술점수(PCS) 37.65점으로 합계 82.16점을 받아 압도적 1위를 했다. 최고 순위는 예고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날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에 맞춰 연기한 발리예바는 첫 점프인 쿼드러플(4회전)에서 넘어진 후 연거푸 주저 않았다. 16세의 어린 소녀가 안기에는 너무 큰 압박감이 짓눌렀다. 4차례나 빙판에서 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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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넘어진 발리예바. [사진= 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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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그에겐 메달은 물건너 간 상태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발리예바가 입상할 경우 기록에 '별표'를 붙여 '메달 논외자'로 그의 성적을 '잠정 기록'으로 처리하는 등 '등외자'로 하겠다고 밝혔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지난14일 '미성년자'라는 점 등을 들어 '약물 파문'의 발리예바에게 피겨 경기 출전을 허용했다.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실시한 도핑 검사에서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이 나왔다. 협심증 치료제인 트리메타지딘이었다. 이에 대해 발리예바는 심장약을 복용하고 있는 할아버지와 같은 컵을 쓰면서 나온 결과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후 뉴욕타임스(NYT) 등을 통해 트리메타지딘 외에 금지약물이 아닌 하이폭센과 엘카르니틴 등의 약물도 함께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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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점수 결과에도 울음을 보인 발리예바. [사진= 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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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국가인 러시아의 선수 훈련은 '가혹'한 것으로 유명하다. 피겨 코치 에테리 투트베리제 코치에 대한 세계적 비판이 거세다. 일명 '투트베리제 사단'을 가리켜 '유망주 컨베이어벨트'라고 부른다. 냉혹한 훈련과 금지 약물 등을 통해 '메달'을 만든 것을 비꼬아 표현한 것이다.

발리예바는 연기가 끝난 후 또 점수를 기다리며 내내 울음을 보였다. 어쩌면 이 무대가 발리예바의 마지막 무대가 될 수도 있다.

러시아는 이미 지난 2019년 국가적 도핑 테스트 조작으로 국가명을 달고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선수들에겐 개인 자격으로 국제 스포츠대회 참가가 허용돼 올림픽에 ROC(러시아 올림픽 위원회·Russia Olympic Committe)라는 이름으로 출전하고 있다.

도핑으로 큰 위기를 겪은 러시아가 발리예바를 안고 가기엔 위험부담이 큰 상황인 것이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은메달은 또 다른 러시아 선수가 땄다. 안나 셰르바코바가 255.95점으로 1위, 알렉산드라 트루소바는 251.73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혹독한 훈련과 후유등으로 유독 '반짝 선수'가 많은 러시아에서 발리예바는 또 다른 '반짝 스타'가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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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장을 떠나는 발리예바. [사진= 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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