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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오늘의 피겨 소식

도핑으로 얼룩진 피겨, 한국은 깨끗하게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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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유영·김예림, 올림픽 첫 무대서 큰 실수 없이 6·9위 ‘톱10’ 동시 안착…
김연아 이후 한국 피겨사 새로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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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최종 순위가 가려진 1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는 ‘그들만의 시상식’이 열렸다.

금메달은 총점 255.95점의 안나 셰르바코바, 은메달은 251.73점을 따낸 알렉산드라 트루소바(이상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에게 돌아갔다. 동메달은 일본의 사카모토 가오리(233.13점)가 차지했다. ROC를 응원하는 관계자들, 중국 관중 몇 명, 그리고 일본을 축하하는 이들만 남아 세리머니를 지켜봤다. 도핑 사실이 적발되고도 출전해 4위에 그친 카밀라 발리예바(ROC)가 없었지만 ROC 잔치가 된 시상식은 관중으로부터 외면받았다.

한국 선수들은 포디움에 서지 못했다. 그러나 정정당당하게 겨뤘고 시상대에 선 것만큼이나 영광스러운 한국 피겨의 새 역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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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 | 김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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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유영(18·수리고)은 쇼트프로그램 70.34점, 프리스케이팅 142.75점으로 최종 213.09점을 받아 종합 6위에 올랐다. 김연아의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은메달 이후 한국 선수 사상 최고 성적을 거뒀다.

함께 출전한 김예림(19·수리고)은 총점 202.63점으로 9위를 기록했다. 한국 피겨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2명이 ‘톱10’에 드는 쾌거를 이뤘다.

대회가 도핑 논란으로 얼룩진 가운데서도 한국은 5위로 남자 싱글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차준환(고려대)에 이어 여자 싱글에서도 세계 정상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ROC 선수들은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내세워 고득점을 따냈다. 유영은 ‘필살기’로 고난도 3회전 점프인 트리플 악셀을 내세웠지만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았다. 그래도 나머지 연기를 충실히 해냈고 큰 실수 한 번 없이 첫 올림픽을 무사히 마쳤다.

유영은 대회 전 코로나19 사태로 지도자 없이 국내에서 홀로 훈련했다. 국제대회 출전 뒤 잦은 자가격리로 근육량이 떨어지는 위기도 맞았다. 어려움을 딛고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룬 유영은 눈물을 왈칵 쏟았다. “순위와 점수는 조금 아쉽지만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앞으로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더 올릴 수 있는 점수가 많으니 더 열심히 노력해서 오늘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다음 올림픽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김예림은 개막 전까지 허리 통증에서 시달리고도 씩씩하게 경기를 펼쳐 유영과 함께 한국 피겨의 새 역사를 썼다. 김예림은 “시원섭섭하다. 점수는 살짝 아쉽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경기를 보여 기쁘고 시원하다. 최선을 다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베이징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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