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반까지 기회 엿보다 막판 폭발적인 스퍼트
4년 전 팀 추월 은메달 이어 2개 대회 연속 메달
정재원이 19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 경기에서 질주하고 있다. 2022.2.1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정재원(21·의정부시청)이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자신의 첫 올림픽 출전이었던 4년 전 평창 대회에서는 선배 이승훈(IHQ)의 조력자 인상이 강했으나 이번에는 주연이고 에이스였다.
정재원은 19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 40점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정재원은 2018 평창 대회 때와 마찬가지로 이승훈과 함께 나란히 결승 무대에 나섰다. 그러나 정재원의 경기 운영은 4년 전과 완전히 달랐다.
당시 정재원은 이승훈의 레이스를 돕는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했다. 경기 내내 두 번째 그룹의 선두에 서서 홀로 바람을 맞았다.
체력 소모가 큰 위치에 있던 정재원은 시간이 갈수록 지치며 속도가 줄어 들었고, 그 사이 뒤에서 기회를 엿보던 이승훈이 치고 올라와 금메달을 따냈다. 정재원의 성적은 16명 중 8위.
이번 대회에서 정재원은 레이스 초반부터 중위권에 자리 잡으며 뒤에서 기회를 노렸다. 4바퀴마다 주어지는 포인트 구간은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대로 체력을 비축하며 차분한 레이스를 펼쳤다.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정재원은 2바퀴를 남기고 스퍼트를 올렸다. 이승훈이 인코스를 파고 들며 1위로 올라서자 정재원도 곧바로 선배의 뒤에 따라 붙었다.
결승선 직전에 더욱 힘을 낸 정재원은 이승훈을 제쳤고, 마지막 순간 날을 밀어 넣으며 벨기에의 바트 스윙스에 이어 2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이로써 정재원은 두 개 대회 연속 메달 획득이라는 대단한 성과를 이뤘다.
정재원(왼쪽), 이승훈이 19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 경기에서 은메달, 동메달을 획득한 뒤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2022.2.1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4년 전 17세의 나이로 처음 올림픽의 맛을 본 정재원은 당시 이승훈, 김민석(성남시청)과 팀추월에 나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역대 빙속 선수 가운데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후 열린 매스스타트에선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수행했다. 일각에선 메달 획득을 위해 어린 선수를 희생양 삼았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으나 외려 정재원은 "좋은 팀플레이였다고 생각한다"며 반박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나면서 정재원은 체력, 기술적으로 성장해 매스스타트의 강자로 거듭났다. 누군가의 메달을 돕는 조연이 아닌 스스로 주목 받는 당당한 주연으로 베이징 무대를 밟았다.
대회 전부터 메달 후보로 분류된 정재원이다. 2019-2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1차 월드컵과 4대륙 선수권대회 매스스타트에서 각각 2위에 올랐고, 6차 월드컵에선 극적인 명승부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며 기대감을 키웠다.
2021-22시즌엔 3차 월드컵 4위, 4차 월드컵 6위의 성적을 냈다. 올 시즌 세계랭킹은 4위로, 선배 이승훈(5위) 보다도 한 계단 위에 있다.
정재원은 지난 13일 팀추월(6위)에서 4강행이 불발된 후 일찌감치 매스스타트에 집중해왔다.
정재원은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결승에 올랐고 결승전에서도 세계 정상급 레이스를 펼쳐 당당히 은메달을 손에 넣었다.
21세라는 어린 나이에도 벌써 올림픽 2회 출전, 은메달 2개 획득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지금처럼만 꾸준히 성장한다면 4년 뒤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대회에서는 명실상부 에이스의 이름을 휘날릴 수 있을 정재원이다.
eggod6112@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