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희생 논란'으로 뒤로하고 베이징서 막판 역주로 은·동메달 수확
[올림픽] 정재원-이승훈 '태극기 휘날리며' |
(베이징=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맏형 이승훈(34·IHQ)과 막내 정재원(21·의정부시청)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값진 금메달과 은메달을 합작했다.
두 선수는 남자 팀 추월에서 함께 달려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남자 매스스타트에서는 작전을 짜서 금메달을 따냈다.
메달 획득 과정엔 희생과 양보가 있었다. 남자 팀 추월에선 이승훈이 체력 소모가 심한 1번 주자를 도맡았다.
많은 종목을 뛰어야 하는 이승훈은 체력 안배가 필요했지만, 맏형으로서 최선을 다했다.
매스스타트에선 정재원이 이승훈을 도왔다. 그는 이승훈의 페이스메이커 노릇을 했다.
다른 선수들이 치고 나가면 그 뒤를 따라붙어 후미 그룹과 거리를 좁히는 역할을 했다.
경기 후반 스퍼트 능력이 좋은 이승훈은 정재원의 희생 덕에 레이스를 유리하게 이끌어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창올림픽 당시 이승훈(오른쪽)과 정재원 |
그러나 대회가 끝난 뒤 정재원의 작전을 두고 비판 목소리가 일었다.
선배의 메달 획득을 위해 후배가 희생했다는 지적이었다.
성적 지상주의에 관한 비판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이승훈 역시 많은 비난을 받았다.
정재원은 "난 강압적으로 희생을 강요받지 않았고, 좋은 팀플레이를 한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여론은 바뀌지 않았다.
[올림픽] 하이 파이브 하는 이승훈-정재원 |
이승훈은 과거 후배 폭행 사실이 드러나 선수 자격 1년 정지 징계도 받았다.
평창 올림픽 매스스타트는 두 선수에게 적지 않은 상처로 남았다.
두 선수는 다시 매스스타트 출발선에 섰다.
이승훈은 4년의 세월 동안 변치 않은 실력을 이어갔다. 한국 장거리 간판을 꿰찬 정재원은 만개한 기량을 뽐냈다.
[올림픽] 막판 대혼전 |
두 선수는 동료이자 선의의 경쟁자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다.
19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 무대. 출발선에 선 이승훈과 정재원은 메달 획득을 목표로 이를 악물고 달렸다.
두 선수는 마지막 바퀴를 앞둘 때까지 약속이나 한 것처럼 후미 그룹에서 체력을 비축했다.
그리고 마지막 바퀴를 알리는 종이 울리자 있는 힘을 다해 뛰어 메달을 획득했다.
[올림픽] 은·동메달 나란히 획득한 정재원-이승훈 |
정재원은 은메달, 이승훈은 사진 판독 끝에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활짝 웃으며 서로의 메달 획득을 축하했다.
평창 때처럼 금메달은 아니지만, 두 선수는 그 어느 때보다 밝은 미소를 보였다.
이승훈은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해 동계올림픽 사상 한국 선수 최다 메달리스트가 됐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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