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름이 19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5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숨을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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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장거리 간판 김보름(강원도청)이 평창의 아픈 기억을 털어내고 베이징에서 아름다운 레이스를 펼쳤다.
김보름은 19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8분16초15를 기록, 5위를 차지했다.
비록 메달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한 레이스로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선물했다.
중위권에서 다른 선수들을 따라가면서 기회를 엿본 김보름은 마지막 바퀴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자 본격적으로 스피드를 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앞으로 치고 나가려는 타이밍에 다른 선수와 충돌이 있었다.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살짝 중심을 잃는 모습이 나왔다. 앞에 있던 다른 선수들은 이미 가속도를 붙인 상황이었다. 선두과 거리가 벌어졌지만 김보름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앞선 선수를 제치면서 5위로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김보름은 4년 전 평창 대회에서 이 종목 은메달을 차지했지만 웃을 수 없었다. 오히려 폭풍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고 큰 절을 하기까지 했다. 앞서 열린 여자 팀 추월에서 ‘왕따 주행’의 가해자로 지목당해 마녀사냥이나 다름없는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후 김보름은 문체부 감사와 법적 싸움 등을 통해 누명을 벗었다. 하지만 마음속에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못했다. 정신적인 충격으로 운동에 전념하지 못했고 심리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김보름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지난 17일 자신의 SNS에 4년 전 울고있던 자신의 사진과 함께 “아무 문제가 없었음이 이제야 밝혀졌다”며 “이제 진짜 보내줄게. 안녕, 평창 잘 가”라고 글을 올렸다.
힘들게 다시 운동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매스스타트 월드컵 랭킹이 8위에 그쳤다. 올림픽 출전권도 매스스타트에서만 따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올림픽에 나와 무사히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4년 전 평창에서 은메달을 따고도 오열했던 김보름의 얼굴은 이번 대회에선 한층 편안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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