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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스노보드 이제혁의 눈물에 담긴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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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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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아쉬움이 앞섰고 더 큰 각오가 뒤를 이었다.

스노보드 이제혁(25·서울시장애인체육회)은 지난 6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스노보드 크로스 남자 하지장애(SB-LL2) 부문 예선에서 1분4초71로 출전 선수 23명 중 10위를 기록, 상위 16명이 나서는 본선으로 향했다. 지난 7일 준준결승에서는 1분4초53으로 4조 4위에 그쳐 각 조 상위 2명에게 주어지는 준결승 진출 티켓을 놓쳤다. 주 종목에서 예상보다 일찍 고배를 마셨다.

이제혁은 “너무 아쉬웠다. 개막 전 경기력이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패럴림픽에서 내 기량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며 “긴장했다. 나 혼자만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준결승까지 세리머니 3개를 준비했다. 조기 탈락으로 마지막 1개는 공개하지 못했다. 그는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패럴림픽에서 메달을 따낸 뒤 보여드리겠다. 상황에 따른 순간적인 대처 능력을 보완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혁은 초등학생 때 야구를 하다 적성에 맞지 않아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후 지인의 권유로 스노보드를 시작했다. 비장애인 선수로 활약했다. 그런데 훈련 중 왼쪽 발목 부상이 생겼다. 단순 골절이라고 여겼지만 치료 과정에서 2차 감염으로 인대와 근육이 손상됐다. 결국 발목 기능을 잃고 장애를 얻었다.

마음을 굳게 걸어 잠갔다. 장애인스노보드 입문 제안을 수차례 뿌리쳤다. 2018년 평창 동계패럴림픽 대회를 직접 관전한 뒤 빗장이 열렸다. 그해 여름 다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2019년 세계파라스노보드 월드컵인 캐나다 빅화이트 대회 6위로 잠재력을 내비쳤다. 지난해 말에는 네덜란드 랜드그라프 유로파컵 뱅크드 슬라롬 금메달, 핀란드 퓌야 유로파컵 스노보드 크로스 금메달로 기세를 높였다. 한국 장애인스노보드 선수의 첫 국제대회 금메달이었다.

상승세였기에 패럴림픽에서의 고전이 더 뼈아팠다. 목표했던 은메달과 현실의 격차는 컸다. 아직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이제혁은 오는 12일 뱅크드 슬라롬에 출격한다. 상위권 진입을 조준한다. 개인 첫 패럴림픽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꿈꾼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최원영 기자 yeong@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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