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30 (토)

[최종예선 결산] 등 돌렸던 팬들이 돌아왔다…흥겹게 본선가는 벤투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축구팬, 역대급 결과와 안정된 경기력에 열광

뉴스1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대한민국과 이란과의 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3.2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최고의 분위기 속 월드컵 본선으로 향한다. 결과도 좋지만 팀 안팎으로 강한 신뢰와 힘이 생겼다는 점에서 더 고무적이다.

벤투호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7승2무1패(승점 23), A조 2위로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비록 UAE와의 최종전을 패배로 마치긴 했지만 벤투호는 최종예선 제도가 지금처럼 시행된 이래 역대 최고 성적과 승점을 거뒀다.

팬들 역시 벤투호가 만든 역대급 결과와 안정된 경기력에 열광하고 있다.

지난 25일 마지막 홈경기로 열렸던 이란과의 9차전에서는 예매 서버가 다운되는 등 폭발적인 관심 속 6만4375명의 대관중이 운집했다.

흥미로운 건 팬들이 손흥민(토트넘)과 같은 스타 선수들 뿐아니라 벤투 감독에게도 박수와 찬사를 보낸다는 점이다. 이란전이 끝난 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메운 팬들은 벤투 감독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지난 2월 UAE 두바이에서 열렸던 시리아전에서도 인기 1순위는 벤투 감독이었다. 교민들은 본선 직행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벤투의 이름을 오래도록 연호, 감독이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뉴스1

5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대한민국과 투르크메니스탄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손흥민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2021.6.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벤투 감독 부임 초반만 해도 그를 향한 시선이 곱지는 않았다.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선 8강 탈락과 월드컵 2차예선 북한전 0-0 무승부 등 결과도 좋지 않았거니와, 무엇보다 '빌드업'을 중시한 벤투 감독의 스타일에 대한 의구심이 컸다.

일부 팬들과 언론들은 벤투 감독이 한국 축구와는 맞지 않는 전략을 준비한다며 불안해했다. 비난은 지난해 3월 일본과의 평가전서 0-3으로 패한 뒤 절정에 달했다. "벤투, 당신이 틀렸습니다"라는 수위 높은 헤드라인도 내걸렸다.

하지만 벤투호는 꿋꿋하게 갈 길을 갔다. 긴 시간 공들여 빌드업 축구의 완성도를 높였고 수많은 노력과 시행착오 끝에 자신의 축구 철학를 최대로 구현할 수 있는 선수들을 추려냈다.

이후 한국은 벤투 감독이 원했던대로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고 덕분에 매 경기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었다. 전략이 통하니 결과도 따라왔다.

팬들은 좋은 경기 내용과 결과를 내기 시작하는 벤투 감독에게 믿음을 보냈고 선수들 역시 선장을 믿고 따랐다.

뉴스1

1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라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8차전' 대한민국과 시리아의 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쾌거를 달성한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2.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안팎에서 신뢰와 믿음이 쌓인 벤투호다. 이는 벤투호가 최종예선을 통해 거둔 아주 귀한 수확 중 하나다.

지난 2018 월드컵만 돌아보자. 그때도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으나 분위기는 지금과 전혀 달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된 뒤 신태용 감독이 부랴부랴 지휘봉을 잡아 급한 불은 껐지만, 내용과 결과가 팬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 탓이다.

월드컵 직전까지도 대표팀을 향한 지지가 부족했다. 오히려 비난이 쏟아졌다. 커뮤니티에선 "이런 최종예선을 치르고도 월드컵에 나선다는 게 창피하다"면서 "출전권을 반납하라"는 조롱도 이어졌다. 상대 팀이 아닌 자국 팬들이 한국의 월드컵 실패를 바라는 분위기였다.

선수들 역시 주변의 정황을 모르지 않았다. 최종예선 내내 비난에 시달렸던 선수들은 월드컵을 앞두고도 경직됐고, 큰 부담에 시달렸다.

그래서 이번 최종예선서 벤투호가 이뤄낸 '분위기 반전'이 더욱 반갑다. 부임 초기 등 돌렸던 팬들의 마음을 되돌리지 못한 채 이룬 본선 진출이었다면 4년 전처럼 월드컵로 향하는 태극전사들의 몸과 마음은 무거웠을 수 있다.

이젠 다르다. 팬들은 모두 돌아왔다. 이제 온 국민과 언론이 벤투호의 축구에 신뢰를 보내고 있다. 최종예선 결과도 역대급이고 그들을 둘러싼 분위기도 역대급이다.

뉴스1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대한민국과 이란과의 경기에서 관중들이 카드섹션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22.3.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tree@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