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2022시즌 10경기 출장 만에 마수걸이 홈런맛을 봤다.
김하성은 21일(한국 시간)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벌어진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하위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7회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3-0으로 앞선 7회 말 레즈 구원 우완 벅 파머의 초구 150㎞(93마일)를 통타해 센터펜스를 넘기는 장쾌한 홈런을 때렸다. 27타수 만의 홈런이다.
파드리스는 6-0으로 레즈를 셧아웃시키며 초반 두 번째 4연승을 거둬 9승5패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레즈는 9연패의 수렁에 빠져 2승11패로 초반 슬럼프를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내려오는 표현 가운데 “4월에 페넌트레이스를 이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4월에 연패를 해서는 안된다”는 게 있다. 레즈의 4월 9연패는 매우 심각하다.
김하성은 주초 레즈와의 3연전에 모두 출장했다. 올해 초 시리즈 전경기 출장은 레즈전이 처음이다. 비록 초반이지만 타격은 지난 시즌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이날도 홈런 포함해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타율 0.214, 출루율 0.313, 장타율 0.393, OPS 0.706이다.
사실 김하성은 팀내 위상 때문에 초반에 들쭉날쭉한 경기 기용에 불만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는 모야구 선배에게 “봅 멜빈 감독과 면담했는데, 내가 플래툰 플레이어는 아닌거 같다고 하더라. 솔직히 띄엄띄엄 출장하면서 타격감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김하성은 지난해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타격감이 좋으려고 하면 벤치에서 쉬고 경기 출장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않은 게 가장 어려웠다”고 MLB 데뷔 첫 해를 회고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틸리티맨 김하성이 21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시즌 마수이 홈런을 때린 뒤 동료 유릭슨 프로파와 홈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샌디에이고|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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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에서 감독의 경기 기용과 선수가 받아 들이는 자세는 완전히 다름을 알 수 있다. 김하성은 슈퍼스타가 아니다. 4년 2800만 달러 개런티 계약으로 구단이 기대를 했지만 못미쳤다. 팀내 구도상 붙박이 기용이 어렵다.
최근 리드를 당하고 있는 경기의 만루 상황에서 코리 시거를 고의4구로 내보내 이슈의 중심이 된 LA 에인절스 조 매든 감독은 17일 텍사스 레인저스전 7-2 승리를 거둔 날 “모든 선수들이 게임에 출전할 준비가 돼있다(ready to play)”는 말로 하위타선의 활약을 칭찬했다. MLB 감독의 요건 가운데 하나가 26인 로스터를 풀로 가동하는 것이다. 아울러 선수에게 동기부여를 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선수 입장에서는 경기감, 타격감을 언급할 수 있다. 김하성처럼 키움에서 출장 여부에 신경쓰지 않았던 스타플레이어로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팀은 경기를 이겨야 하고 최고 선수들의 경연장이다.
스포츠에서 가장 어려운 포지션이 농구의 식스맨이다. 다른 종목은 벤치 선수가 구장 옆에서 뛰고 스윙하고 게임에 준비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식스맨은 감독이 호출하면 준비없이 바지벗고 곧바로 코트에 나가야 한다. 식스맨이 스타팅으로 출전시키지 않는다고 불만을 드러내지 않는다. 자신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김하성이 출장 때마다 멀티히트를 치고 장타를 생산한다면 멜빈 감독의 그를 기용하지 않을 리가 없다. 올해 멀티히트가 한 차례도 없다. 사실 최지만은 플레툰시스템의 희생자다. 홈런치고 다음 날 좌완이 등판하면 빠진다. MLB에 이런 타자들이 수두룩하다.
경기 출전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매 경기 준비가 돼있다”는 자세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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