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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게임으로 번진 프로농구 할로웨이 태업 논란, 어떻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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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머피 할로웨이.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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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재호 기자 = 한창 4강 플레이오프(PO)가 열기를 더하고 있는 프로농구에 때 아닌 태업 논란이 이슈로 떠올랐다.

정규리그 1위 서울 SK나이츠에 패해 3전 전패로 4강 PO에서 탈락한 고양 오리온의 외국인 선수 머피 할로웨이 때문이다. 그는 오리온이 고배를 마신 PO 3차전의 가장 중요한 4쿼터에서 출전을 거부하는 돌발행동을 했다.

이날 할로웨이는 3쿼터까지 18분 27초만 뛰면서 5점 7리바운드로 부진했다. 2차전까지 경기당 20점 14.5리바운드를 해주던 용병이 갑자기 빠지면서 오리온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강을준 오리온 감독과 구단 관계자들이 화를 넘어 허탈함을 숨길 수 없는 상황이다. 강 감독은 “할로웨이가 갑자기 경기를 뛰지 않겠다고 했다”며 “잘못은 할로웨이가 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오리온 관계자들도 “코칭스태프가 이유를 묻고 뛰어줄 것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답은 ‘너무 힘들다. 더 이상 뛸 수 없다. 그 얘기는 그만하자’였다”며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할로웨이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몸을 다쳤고 컨디션이 정말 좋지 않았다”며 태업은 아니라고 항변해 진실게임 공방을 일으켰다. 그러나 아직까지 할로웨이가 정확히 어디를 어떻게 다쳤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할로웨이는 팀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프로정신이 결여된 행동을 했다. 그는 프로선수다. 그가 20만5128달러(약 2억6000만원)라는 적지 않은 돈을 받으면서 하는 일은 팀 승리를 위해 뛰는 것뿐이다. 할로웨이는 그 직무를 저버렸다.

일각에서는 태업의 주된 이유로 돈 문제가 떠오른다. 팀 내 용병 2옵션이었던 할로웨이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에 비해 비교적 적은 연봉을 받았다. 저비용고효율의 측면에서는 소위 말하는 가성비 ‘갑’인 선수였다.

종목을 막론하고 용병 태업은 대부분 돈과 관련돼 있었다. 2012년 여자프로배구 당시 인삼공사의 드라간 퇴출이 대표적이다. 드라간은 무작정 아프다며 버텨 구단 안팎에서 ‘태업’이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결국 퇴출을 통보받은 드라간은 자신을 중도에 방출하는 것은 계약 위반이므로 25만달러인 연봉을 모두 지급해야 한다고 맞섰다.

2013년 여자프로농구 청주 KB 스타즈의 외국인선수 리네타 카이저는 태업과 한국농구 비하 발언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프로야구에서도 알게 모르게 용병 태업이 종종 구설에 오르내린다.

결국은 선수 자질의 문제이다. 프로선수의 태업은 스스로 가치를 깎는 일이다. 정보교류가 활발한 글로벌한 시대에 태업 논란에 휩싸인 선수는 해당 리그는 물론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처지가 될 수밖에 없다. 할로웨이는 팀 스포츠를 직업으로 하는 프로선수다. 프로 정신을 망각한 행동으로 그는 가성비 ‘갑’이라는 훈장마저 잃어버리는 우를 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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