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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아산] 신동훈 기자= "프로 무대에 뛰는 거 자체만으로 기쁩니다. 기회를 주시는 박동혁 감독님에게 감사해요."
강민규는 올 시즌 혜성 같이 등장한 충남아산 공격수다. 1998년생으로 나이는 있으나 프로는 이번 시즌이 처음이다. 프로 신인답지 않게 강민규는 알토란 같은 활약을 보였고 K리그2 11경기에 나와 2골을 뽑아냈다. 충남아산 공격에 큰 힘이 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프로에 오기 전 산전수전 다 겪었던 걸 보상받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 강민규다.
'인터풋볼'과 아산 홈 구장인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만난 강민규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갔다. 포지션 혼란을 겪었던 이야기부터 시작됐다. 강민규는 10대 시절 주로 공격수로 뛰었는데 대학에 오면서 센터백으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자의가 아닌 타의였다. 자신이 원하는 포지션이 아닌 곳에서 뛰는 것 생각 이상으로 어려웠을 것이다.
포지션 혼란을 겪던 때를 회상하던 강민규는 "만난 지도자분들마다 센터백으로 뛰라고 추천했다. K리그는 아무래도 외인 공격수가 많다 보니까 살아남으려면 센터백이 낫다는 게 근거로 제시되기도 했다. 난 공격수가 더 재밌었다. 나올 때마다 실수가 있어서 힘들기도 했다. 내가 하고 싶은 공격수로 뛰길 원했다. 센터백으로 나서면 즐겁지 않고 희생당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포지션에 관한 고민을 하던 강민규는 큰 시련을 맞았다. 다니던 한중대학교가 폐교가 된 것이다. "기분이 당연히 좋지 못했다. 그래도 고등학교 코치님이 해주신 말을 믿고 운동을 더 열심히 했다. (어떤 말이었나?) '넌 프로에도 통할 인물이다. 포기하지 말고 즐기고 열심히 하면 프로 진출을 할 것이다'고 하셨다. 힘이 되는 말이었다"고 전했다.
포기하지 않던 강민규는 경기대에 편입하게 됐다. 이후 공격수로 다시 나섰고 좋은 활약을 하며 U리그에서 돋보이는 선수로 발돋움했다. 프로 진출을 꾀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K4리그 FC남동으로 향했다. 남동에서 구단 시즌 베스트 공격수를 받을 정도로 좋았다. 득점도 많았고 경기 내용도 준수했다.
"남동은 역습을 중시하는 팀이었다. 공격수들의 속도가 중요했다. 속력엔 자신이 있던 내게 딱 맞았다. 재밌게 했다. 살아남아 프로에 가는 게 목표였다. K4리그라도 방심을 하면 안 된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당시의 마음 가짐을 고백했다.
유동규에 관한 언급도 있었다. 유동규는 강민규와 같이 남동에서 뛰며 리그 득점왕에 올랐고 이 활약을 발판으로 K리그1의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했다. 4부리그에서 1부리그로 간 유동규를 두고 'K-제이미 바디'란 호칭이 붙었다. 하부리그에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로 진출한 바디와 유동규가 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는 말이었다.
프로행을 원하는 강민규에게 유동규 사례는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 강민규는 "(유)동규형을 보며 가능성을 봤다. 나도 더욱더 열심히 하면 프로에 갈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남동에서 1시즌을 보낸 강민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충남아산에 오며 프로 진출 꿈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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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테스트를 봐야 했다. 40명 정도가 있는 테스트였다. 쉽지 않은 경쟁 속에서도 강민규는 또 살아남았다. 충남아산 관계자에 따르면 강민규는 군계일학이었다고 전해진다. 강민규는 "잘되면 좋고 안되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사실 군계일학 정도로 잘했는지 나는 모르겠다. 되고 나서 주변에서 많은 축하를 받았다"고 당시를 추억했다.
충남아산에는 유동규가 있었다. 강민규랑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된 것이다. 그는 "신기하고 반가웠다. K리그1에서 뛴 선수는 확실한 아우라가 있더라. 사람이 달라 보였다. 멋있었다"고 유동규와 재회했던 심정을 밝혔다.
박동혁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와 강민규는 잘 맞았다. 박동혁 감독은 많이 뛰고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한다. 기동력이 넘치는 선수들이 주가 되는데 이는 강민규의 장점 중 하나였다. 강민규는 "박동혁 감독과 함께 하며 축구가 더 재밌어졌다. 항상 자신감 있게 하라고 주문하신다. '소극적으로 하지 말고 네 장점을 그라운드에서 보여라'는 말도 하신다"고 했다.
감사함도 밝혔다. 강민규는 "지난 김포FC와의 첫 경기에서 프로 데뷔골을 넣었을 때 박동혁 감독님에게 안겼다. 감사했다. 솔직히 팀에 나보다 더 좋은 공격수들도 많은데 기회를 주셨다는 게 감사했다. 항상 편안하게 잘해주신다. 나 포함 선수들 모두 편안함을 느낀다"고 칭찬까지 건넸다.
충남아산 생활에 대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강민규는 "프로 뛰는 거 자체만으로 좋다. 본가를 나와 자취를 해 집밥을 먹지 않다 보니 불편한 건 있지만 프로 생활을 하는 건 정말 행복하다. 동계훈련 땐 적응을 못했다. 훈련, 경기 템포를 따라가지 못했다.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재미가 있어졌다. (송)승민이형 등 다른 선수들에게 보고 배우는 것도 많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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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경기 중 짠한 장면이 많은 강민규다. 홈 첫 경기였던 부산 아이파크전에선 넣은 2골이 모두 취소됐고 경남FC전엔 종료 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부산전은 솔직히 너무 억울했다. 경남전엔 교체로 들어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해 울게 됐다. 승리에 대한 열망이 너무 컸는데 나 때문에 이기지 못한 것 같아 죄송했다. (원래 눈물이 많은가) 마음이 여린 편이다. 눈물도 많다"고 답했다.
향후 각오에 대해선 "4골을 넣은 (유)강현이형, 3골 기록한 (김)강국이형한테 따라잡을 거니까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특히 미드필더 강국이형보다 골이 적은 건 동기부여가 크게 된다. 공격 포인트를 더 많이 기록하고 싶다. 팀에서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쌓는 게 목표다. 또 내년에는 더 훌륭한 선수가 돼 지금보다 많은 연봉을 받고 싶다"고 밝혔다.
추가로 "스스로 기복이 많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경기마다 격차가 크다. 남은 경기에선 기복을 줄이고 일관되게 잘하고 싶다. 그게 큰 목표다. 팀 승리에도 도움을 주기 위해선 더욱 그래야 할 듯하다. 팬분들 응원에 보답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직전 경기인 김포전을 보면 강민규는 경기 중 쥐가 났는데도 다시 일어나 경기를 뛰기도 했다. 강민규의 간절함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인터뷰에서도 그가 얼마나 간절했는지 잘 드러났다. 간절함을 잊지 않고 나올 때마다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강민규는 서서히 팬들에게 이름을 알리고 있다. 어려웠던 시기를 잘 극복하며 매번 생존한 강민규는 앞으로도 목표한 바를 잊지 않고 앞만 보며 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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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충남아산,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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