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이동욱 감독. 사직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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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1982년에 출범한 KBO리그의 감독은 아마추어, 국가대표, 프로 경력 등이 화려했다. 감독 선임의 첫 번째 조건이 경력이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신생팀 NC 다이노스가 2018년 10월 제2대 사령탑에 이동욱 감독을 선임했을 때 매우 신선했다. 구단은 경력보다 성실함, 선수들과의 소통을 우선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동욱 감독같은 스타일은 미국식으로 보면 ‘로우 키 퍼스낼러티(Low-key personality)’다. 초대 김경문 감독과 정반대 스타일이다.
로우 키 맨은 경력이 화려하지 않고 조용하고 중도를 지키고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스타일이다. 언론, 특히 기자들과의 관계도 거의 없다. 자신을 알아달라고 홍보를 하지 않기에 기자와 접촉할 이유가 없다. 사실 ‘마당발’ 코치나 감독은 실력보다 ‘관계’를 중요하게 고려한다.
로우 키 맨은 손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로우 키 맨이었던 허문회 롯데 전 감독은 단장과 불화 때 오히려 기자들의 공격을 받았다. 역대로 KBO리그에서 단장과 감독의 갈등, 불화가 불거질 때 언론은 거의 감독의 편에 서있었다. 하지만 허문회 전 감독은 반대였다. 우호 기자가 없는 로우 키 맨의 결정적 단점이다.
이 감독의 선임으로 전통의 삼성 라이온즈가 기록원 출신 허삼영을 감독으로 발탁할 수 있었던 원인이 되기도 했다. 화려한 경력 소유자보다 구단에서 묵묵히 맡은바 임무를 처리한 성실맨도 감독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이기도 했다. 트렌드처럼 보였다.
로우 키 맨은 대부분 착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동욱 감독도 ‘착한 사람’이다. 두산의 김태형 감독을 착한 사람이라고 하지않는다. 착한 이미지의 감독은 한계가 있다. 바로 선수단 장악력에서 거친 스타일의 감독과 차이를 드러낸다.
이동욱 감독은 데뷔 첫 해 플레이오프 진출,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둬 성공신화를 열었다. 하지만 4년이 채 안돼 추락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팬더믹 때 선수들이 방역수칙을 어기고 술판을 벌인 일, 코치들끼리 술좌석에서 폭력사태가 번진 불미스러운 행동은 감독의 장악력이 온전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 감독을 변명하기 위해 성인들의 경기 후 시간마저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느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평소에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를 휘어 잡으면 통제가 된다. 그동안 그런 감독 스타일을 많이 봐왔다. 레전드 김응룡 전 감독이 그랬고, 전임 김경문도 마찬가지였다.
김응룡 전 감독의 선수단, 코칭스태프 장악 일화는 너무 많아서 책으로 출간해도 된다. 프로야구 초창기라는 시대적 상황과 담당 기자들이 쉬쉬했을 뿐이다. 김경문 전 감독이 왜 별 이유없이 해마다 수석코치를 바꿨을까. 나에게 충성심을 가지라는 인사권 발동에 지나지 않는다.
이동욱 감독은 태생적으로 이런 스타일이 아니다. 조용하고 소통으로 푸는 방식을 택했다. 선수와 코치들은 이를 나쁘게 이용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감독을 비교적 잘 아는 편이고 성실맨이 성공하는 시대를 계속 열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었다.
브루클린 다저스 명감독 레오 듀로셔는 1946년 뉴올리언스 야구 영웅 멜 오트의 뉴욕 자이언츠가 꼴찌로 추락하는 것을 보고 “사람 좋으면 꼴찌(Nice guys finish last)”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후 이 말은 일반 사회에도 적용됐다.
‘Nice guys finish first’를 언제쯤 볼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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